배달 노동자들, “여름 폭염 대비 근로환경 개선과 불공정한 프로모션 개선해 달라!”

배달 노동자들, “여름 폭염 대비 근로환경 개선과 불공정한 프로모션 개선해 달라!”

  • 기자명 임준
  • 입력 2021.07.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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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데모스 유튜브 캡처

[더퍼블릭 = 임준 기자] 보름째 폭염으로 거리를 달려야 하는 배달 노동자들의 고충과 근로 여건이 문제 제기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낮에는 35도가 넘는 고온으로 아스팔트가 달궈지고, 강렬한 햇빛으로 피부 화상에 노출되기도 하는 게 현실이다.

28일 라이더유니온은 오후 12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폭염 속을 달리는 노동자, 온라인 라이더 증언대회'를 열었다.

증언대회에는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박수민 연구원과 이진우 직업환경의학전문의가 전문가 자격으로 참여했다.

이외 서울지역에서 배달 일을 하는 라이더 5명과 지역에서 배달대행업무를 하는 1명이 증언에 나섰다.

라이더들은 배달의민족을 비롯한 배달앱 플랫폼이 불공정한 프로모션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일부 라이더만을 대상으로 '배달참여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으며 배달참여 프로모션은 배달이 몰리는 피크 시간대에 통상 지급하는 배달비의 1.5배에서 최대 3배 수준을 지급하는 형태로 운영된다고 주장했다.

피크시간대는 통상 오전 11시~오후 12시, 오후 5시 30분~8시 30분이다. 이 프로모션은 문자나 카카오톡 등 방식으로 메시지를 수신한 인원에게만 적용되며, 2~3일간만 받을 수 있다는 것으로 증언대회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라이더들은 플랫폼 업체가 피크시간대에 프로모션으로 모집한 인원에게만 높은 단가의 배달비를 주면서 일반 라이더가 받는 배달 단가는 일시적으로 인하해, 이들을 싼값에 노동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위원장은 "어떤 사람은 (프로모션 때문에) 한 건만 배달을 해도 20만 원을 벌어가고 프로모션을 못 받은 사람들은 '똥 단가(낮은 단가)'로 일을 시킨다"며 "먹고 살기 위해서 일을 하는 라이더들은 낮은 단가를 받으면서도 돈을 벌기 위해 폭염 속에서 무리하게 일을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증언대회에 참가한 한 라이더 역시 "프로모션 때문에 같은 날 일을 하면서 누구는 16만 원, 누구는 2만 원을 벌게 된다"며 "이는 기존 노동윤리와는 정반대되는 보상 체계를 일반화하는 일이다. 플랫폼 회사들이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라이더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폭염으로 고통받는 라이더들의 노동 환경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이들에 따르면 최근 고온으로 휴대폰이 오작동을 일으켜 배달이 지연되거나 더위에 체온이 올라가 건물 출입을 거절당하면서 배달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는 라이더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고온의 아스팔트 위의 물이 끓는 영상, 폭염에 땀띠 등으로 고통받는 라이더 사진 등을 공개했다.

이정환 라이더는 "땀띠 때문에 딱지가 생기고 연고를 발라도 아물 겨를도 없이 새로 땀띠, 딱지가 생긴다. 여름에는 1~2시간 일하고 샤워를 하고 업무에 복귀하고 해야 하는데도 이렇다"고 토로했다.

다른 라이더 역시 "더위 때문에 머리가 어지럽고 온몸이 떨리는 경험을 했다"며 "카드 결제 단말기에 버튼을 입력하려다 손이 떨려 누르지 못 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플랫폼 업체가 차별적이고 무리한 건수 이벤트를 없애고 기본료를 인상하는 등 라이더 안전을 위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편의점, 주유소 등을 활용한 소규모 쉼터 확충 △도심 내 소형 그늘막 설치 △라이더 주차공간 확보 △일반대행 업체의 폭염 할증 마련 등을 주장했다.

한 라이더는 "플랫폼 업체의 불공평하고 차별적인 프로모션으로 인해 전업으로 라이더 일을 하는 사람들은 힘이 빠진다"며 "자영업자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가 라이더 처우 개선을 위한 부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플랫폼에서 기사들을 대상으로 프로모션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여름 폭염과 같은 비상의 상황에 대한 처우나 근로 여건 등에 대한 노력이 있어야 된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더퍼블릭 / 임준 기자 uldaga@thepublic.kr 

더퍼블릭 / 임준 uldaga@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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