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임원들 ‘코로나 공포’도 잊게 한 음주가무?…기강해이 ‘뒷말’ 무성

한국마사회, 임원들 ‘코로나 공포’도 잊게 한 음주가무?…기강해이 ‘뒷말’ 무성

  • 기자명 선다혜
  • 입력 2020.05.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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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기업들 역시도 확산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종교계도 각종 행사를 취소하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보조를 맞췄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회 구성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낙순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마사회가 ‘기강해이’로 인해서 도마 위에 올랐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한창이던 시기에 마사회 상임 임원들이 근무시간에 음주‧가무를 즐긴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마사회 측은 지난 2월 코로나 확산이 심각해지던 당시에도 사람들이 몰리는 경마장 운영을 중단하지 않으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마사회가 코로나19 시국에 대한 위험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날 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는 코로나19 시국에 임원들의 음주가무 등으로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마사회에 대해서 면밀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마사회에서만 무색한 사회적 거리두기?

연임 실패한 상임 임원들만 중징계 받아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던 지난 2월 경마장 운영으로 인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마사회가 이번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상임 임원들이 음주가무를 즐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마사회는 업종 특성상 사람들이 몰리는 토‧일에는 정상근무를 하고, 월‧화를 휴일로 정하고 있다. 이들은 근무가 있었던 토요일 낮부터 이러한 행태를 벌였던 것이다.

마사회 측은 당시 술자리에 나갔던 네 명의 상임 임원들 가운데 두 명에 대해서 중징계가 내려지고, 나머지 두 명은 경고조치만 받으면서 ‘봐주기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중징계를 받은 이들이 상임 임원 연임에 실패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20일 <뉴데일리>보도에 따르면 마사회 상임임원 네 명은 지난 3월 28일 근무시간 중 술을 마시고 노래방을 간 것으로 확인됐다. 마사회 상임이사는 총 7명으로, 이날 3명이 연임에 실패했다.

이날 연임 통보를 받지 못해 낙담한 상임이사 A씨는 함께 탈락한 B씨와 다른 상임이사 2명을 불러서 술을 마시고, 2차로 노래방을 갔다. 재임용되지 못한 또 다른 상임이사 C씨는 동석하지 않았다.

엄연한 근무태만은 물론 이들은 공적 업무에 사용해야하는 법인카드로 술자리를 결제했다. 마사회 측은 술자리를 주도했던 A씨에 대해서 해임을 결정했고, B씨에 대해서는 직권면직 처분을 내렸다. 자리에 함께했던 2명의 상임이사에 대해서는 경고조치가 내려졌다.

‘제 식구 감싸기‧솜방망이 처벌’ 논란

징계 조치를 놓고 일부에서는 연임되지 않은 상임이사들에게 중징계를 내리면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과 함께 솜방망이 처벌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실제로 이들의 임기는 지난달 6일까지였기 때문에 사실상 임기가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반면에 자리에 참석했던 연임된 상임이사 두 명은 경고조치에서만 그쳤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러한 의혹 해소와 함께 무너진 마사회의 기강해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연임된 상임이사들에게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들이 마사회 조직최고 책임자격인 고위임원이라는 점과 당시가 지자체와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던 때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징계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징계로 상임이사였던 A씨는 퇴직금의 절반만 받아가게 됐고, B씨는 직권면직 처분으로 퇴직금은 삭감 없이 전액을 수령하게 됐다. 실질적으로 징계를 받은 이는 A씨 한 사람 뿐인 셈이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많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지만 3월 달만 하더라도 모두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서 열심히 실천하던 때였다”면서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헬스장, 술집, 노래방을 가지 않던 시기였다. 그런데 마사회 임원들이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물론 음주가무를 즐기는 비용에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것은 마사회의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극에 달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연임에 실패한 임원들에 대한 위로 차 자리에 참석했다고 하나 2명의 임원은 앞으로도 마사회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위치에 있는 이들이다. 이들에 대한 징계 없이 유야무야 넘어가게 될 경우 회사 내부적으로도 이런 문제를 쉽게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연임이 돼서 남아있어야 할 인사들이기 때문에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더 제대로 된 징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날이 김낙순 회장이 휴가를 내어 자리를 비워두고 있었던 때였다. 공교롭게 자리를 비운 날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김 회장의 리더십에도 상처가 나게 됐다”면서 “더욱이 김 사장은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 때문에 그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이 많다. 때문에 이번 일은 김 사장 입장에서도 분개할 만”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마사회 측의 취재를 요청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코로나 확산에도 계속됐던 ‘죽음의 경마’ 

시국에 맞지 않은 마사회의 행보 논란은 지난 2월에도 있었다. 당시는 코로나가 확산되던 시기였음에도 마사회 측은 경마장을 계속 운영했다. 이에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죽음의 경마를 당장 중단시켜 주십시오’라는 글이 게제됐었다.

해당 글을 올린 청원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온 나라가 숨죽인 채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모두 아시는 것처럼 WTO가 공중보건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언할 정도로 위기 상황이다. 지금 정부와 각 기관들이 전염을 막기 위해 각종 조취를 취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2월 동계축구대회도 취소하고 대학들도 졸업과 입학을 취소하고, 개강도 연기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개강도 연기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평생에 한번 있을 졸업식의 기억도 가지지 못할 정도의 위기”라며 “그런데도 국가가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경마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한국마사회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될 때 까지 경마를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원자는 “한국마사회는 2 월 첫주에 낸 보도자료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원천 차단 위해 열화상 카메라 구비 등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정말로 철면피 같은 태도가 아니라 할 수 없다. 그렇게 원천적으로 차단이 될 수 있다면 왜 각종 행사를 취소해야 한단 말입니까? 정부가 당장 중단 시켜야 한다. 안 그러면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국가가 국민들의 안전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당시 정부와 각 자치단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 종교행사를 비롯한 각종 단체행사 자제를 권고했어다. 그러나 마사회는 특별한 방역대책이 없이 과천 등 경마공원 3곳과 전국 30곳의 실내 스크린 경마장(장외발매소) 운영을 강행했었던 것이다.

뚝 떨어진 마스크에 유통기한 지난 손 소독제

특히 실내 스크린 경마장의 경우 그 특성상 불특정 다수가 밀폐된 공간 안에 머물다가 나오는 곳이다. 즉, 수많은 관중들 사이에 신종코로나감염자 또는 잠복기에 있는 감염자가 있을 경우 다른 이들에게까지 감염될 확률이 매우 높다. 특히 실내 스크린 경마장은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역인 수원, 고양, 부천, 시흥 등에서도 중단 없이 운영됐다는 ‘안전불감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경마가 진행됐던 지난 2월 7~9일 경기도 내 각 장외발매소에는 수많은 관중들이 오갔다. 9일 낮 12시 40분께 성남 분장기자 입장 인원은 전체 정원 3548명 가운데 82%인 293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부천지사는 오전 11시 10분 기준 정원 1648명의 91.6%인 1511명이 찾았다.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마사회의 신종코로나 방역대책은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광명지사에서는 지급하던 마스크가 동이나 현재는 아예 지급이 중단됐고, 수원지사는 매점에서 한 장당 3500원이라는 비싼 가격대에 마스크를 판매했다. 또 비치해 둔 손 소독제의 유효기간은 2018년 6월이었던 것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선제적 예방조치’는 어디로?

더욱이 당시 마사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 원천 차단하겠다면서 ‘선제적 예방’ 조치를 언급한 바 있다. 이를 위해서 서울 경마공원에서는 열화상 카메라를 운영하고, 체열 측정소를 중문‧고객안내센터‧회원실‧안내 데스크 등 주요 방문 장소에 고정으로 비치하기로 했다.

또 추가적으로 관람대 근무자들이 체열 측정을 고객들에게 수시로 안내해 이상이 발생한 고객이 체열 측정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찾아가는 체열 측정소도 운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특히 수원 및 광명 등 대부분의 지사의 감염병 예방은 요식행위에 가까웠으며, 열화상카메라도 존재하지 않았다. 마사회가 말했던 선제적 예방조치는 전무했던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마사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마스크 지급, 손 소독제 비치 등 기본적인 것도 지키지 않으면서 ‘말’로만 선제적 조치를 이야기했다는 비판이 있었다.물론 마사회는 같은달 23일부터 마사회는 임시휴장 등을 결정했다. 이후 잠시 코로나19가 소강상태였을 때 경마장을 개장했다가, 최근 이태원발 코로나19로 24일까지 임시휴장을 결정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볼 때 코로나19 시국을 대하는 마사회의 행보는 무너진 기강만큼이나 안일하고 미흡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a40662@thepublic.kr 

<사진제공 연합뉴스>

더퍼블릭 / 선다혜 a4066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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