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퇴직연금 고객 이탈 “안돼”...디폴트옵션 늦춰야

보험업계, 퇴직연금 고객 이탈 “안돼”...디폴트옵션 늦춰야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1.08.04 18:14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퍼블릭=이현정 기자] 보험사의 퇴직연금 장기수익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증권사로의 가입자 이탈에 대한 보험업계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는 퇴직연금 경쟁률 제고와 고객의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디폴트옵션’ 도입을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올해 1~4월 국내 24개 생보사의 퇴직연금 초회보험료는 7903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9178억4400만원)보다 13.9%(1275억3800만원) 감소한 수준이다. 초회보험료가 줄었다는 것은 보험업계가 퇴직연금의 신계약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올해 2분기 국내 13개 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년 사이 23% 증가해 55조6021억원으로 집계됐다.

3일 생보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보험사의 퇴직연금 10년 장기수익률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대부분 하락했다.

올해 1분기 국내 24개 생보사들의 확정급여(DB)형 평균 수익률은 3.85%로 같은 기간 4.81%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한 증권사들보다 낮았다. 확정기여(DC)형 역시 1분기에 9.01%를 기록했으나 증권업계는 13.1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IRP의 경우 격차는 더욱 컸다. 올해 상반기 보험사의 IRP 적립금은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난 3조908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증권사의 IRP 적립금은 10조1516억원으로 34.6% 늘었고 은행권 역시 16.5% 증가한 27조7946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보험업계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아지자 고객 이탈이 늘고 있다. 보험사는 업계 특성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원금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의 역대급 활황으로 주식, 펀드, 위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증권사들로 고객들이 이동하는 것이다.

여기에 증권사들은 최근 수수료 무료와 절세 효과를 강조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는 퇴직연금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디폴트옵션’ 도입을 늦춰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디폴트옵션에서 원금보장형 상품이 제외되면 퇴직연금 고객을 증권사에 더 뺏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디폴트옵션은 DC형 퇴직연금에 적용되는 제도로 퇴직연금 가입자가 사전에 투자방향을 정해놓지 않을 경우 금융사가 정해놓은 방법대로 퇴직연금 자산을 운용하는 제도다. 증권업계는 이 디폴트옵션에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빼야한다고 주장하고 보험업계는 안정성을 위해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격적 투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오히려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원금보장형 상품에 대한 선택권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