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요기요-배달의민족’ 기업결합 사실상 불허…‘업계 2위’ 요기요가 쏳아올릴 지각변동?

공정위, ‘요기요-배달의민족’ 기업결합 사실상 불허…‘업계 2위’ 요기요가 쏳아올릴 지각변동?

  • 기자명 김다정
  • 입력 2020.12.2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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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다정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인수 건에 대해 ‘요기요 매각’을 요구하면서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DH는 국내에 배달앱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코리아)와 배달통 운영사인 배달통을 자회사로 둔 독일계 글로벌 배달앱 사업자다.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을 운영하고 있다.

‘요기요’ 독일 본사 DH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합병 하기 위해서는 한국 지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코리아) 지분 100%를 매각해야 한다.

결국 공정위는 DH-우아한형제들 결합은 허용하되 배달의민족-요기요 결합은 불허한 셈이다.

공정위는 DH가 우아한형제의 주식 약 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DH는 시정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DH가 보유하고 있는 DH코리아 지분 전부를 제3자에게 매각해야 한다. 불가피한 경우 6개월 범위 내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같은 공정위의 조치는 국내 2위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한 DH가 1위 배달 앱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까지 손에 넣으면 공정한 시장 경쟁을 저해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금액 기준 두 회사의 점유율 합계가 99.2%로 1위다. 2위(카카오 주문하기)와의 격차가 25%p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5년 간 두 회사의 점유율이 공고히 유지돼 전국시장 기준 점유율이 5% 미만인 ‘쿠팡이츠’ 등은 아직 경쟁앱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간편주문’도 배민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공정위는 두 기업이 결합할 경우 음식점, 소비자, 배달원(라이더)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경쟁제한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장기간 수수료 인상 금지 등 행태적 조건보다는 차라리 요기요 매각이 낫다고 본 것이다.

공정위는 “DH와 우아한형제 간 결합을 허용해 두 회사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는 달성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단 DH코리아 지분 매각 조건으로 배달의민족과-요기요 간 경쟁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소비자 후생을 증진하고 혁신경쟁을 촉진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배달앱 2위 ‘요기요’, 시장판도 뒤흔들까

배달 앱 업계에서는 이번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에 따라 요기요가 매물로 나올 경우 배달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직 본사(DH) 입장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는 DH가 공정위 조건부 승인 결정을 수락하고 요기요 매각을 준비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외식업계는 요기요의 몸값이 배달의민족 4조8000억원의 절반 수준인 2조4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DH가 공정위의 조건을 수용한다면 요기요는 6개월 안에 새 주인을 찾아야 한다. 6개월내 요기요를 매수하지 않을 경우 DH는 아시아진출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딜이 지연되면 요기요의 가치는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DH는 재빠르게 매수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쿠팡이츠 등 후발주자가 요기요를 살 경우 단숨에 배달앱 2위 사업자로 뛰어오를 수 있는 만큼 이들 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배달시장에서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배달시장 점유율(작년 거래금액 기준)은 배달의민족이 78.0%, 요기요가 19.6%(DHK 소유 배달통·푸드플라이 포함 시 21.2%)로 요기요를 인수하면 단숨에 2위로 올라선다.

하지만 DH입장에서는 쿠팡이츠, 네이버 등 잠재적 경쟁자한테 요기요를 매각하는 카드는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해당 기업들도 아직까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긋고 있다.

현재 시장에 진출한 기업 외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배달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관심을 가질 기업이 여럿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92ddang@thepublic.kr 

더퍼블릭 / 김다정 92ddang@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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