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잔연립3구역' 뛰어든 SK에코플랜트…높은 부채비율 사업 발목 잡나?

'고잔연립3구역' 뛰어든 SK에코플랜트…높은 부채비율 사업 발목 잡나?

  • 기자명 홍찬영
  • 입력 2021.12.0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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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부채 총계 5조171억원
-주력 사업 매각에도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 미미

 

[더퍼블릭=홍찬영 기자]경기도 안산시 고잔연립 3구역 재건축 사업의 시공권을 두고 SK에코플랜트와 현대건설이 맞붙고 있는 가운데, SK에코플랜트의 높은 부채비율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재무구조가 악화된 SK에코플랜트가 조합원들에게 제안한 사업 조건을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고잔연립3구역 재건축조합(조합장 홍순찬)은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 결과 SK에코플랜트와 현대건설 등 2개 건설사가 응찰했다. 조합은 이달 안에 총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조건을 살펴보면 SK에코플랜트가 3.3㎡당 공사비로 459만9000원을, 현대건설이 473만8000원을 제안했다. SK에코플랜트는 무이자사업비로 700억원을 제안했으며 사업촉진비로 15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무이자사업비로 조합 필수사업비 전액(382억원)과 예비비 400억원을 각각 제안했다.

다만 정비업계는 SK에코플랜트의 재무구조가 불안한 만큼, 공약 이행을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별도 기준 432%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전격 매각을 단행한 두산건설 부채비율(429%)를 상회하는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SK에코플랜트의 자산총계는 6조 1784억원 수준으로 부채 총계는 5조171억원, 자본총계는 1조1612억원 이다. 차입금의존도도 32.4%로 집계됐다.

통상 부채비율은 200%를 웃돌 때, 차입금의존도는 30%를 넘어설 때 위험 수준에 해당된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병훈(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021년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건설사 부채비율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공유하며, 같은 지적을 제기한바 있다.

소병훈 의원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 건설사 가운데 부채비율이 400%에 육박하는 건설사가 상당수 있는 만큼 헝다그룹처럼 차입금이나 이자를 상환하지 못해 도산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부채비율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산 매각에도…갈 길 먼 ‘재무개선’

물론 SK에코플랜트도 재무부담을 덜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자산도 수차례 매각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재무상태가 크게 개선되지는 못한 상태다.

또 올해에만 네 차례 회사채를 발행해 9000억원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불을 끄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따른다.  

SK에코플랜트가 매각 작업을 단행해 줄어든 부채는 금년 상반기 별도 기준 전체 부채4조4186억원의 4.76%인 2105억원에 불과해 부채비율은 감소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개선에 힘을 쏟고 있는 SK에코플랜트의 행보와는 달리 재무건전성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SK에코플랜트는 주력 사업인 플랜트 건설부문 중 일부를 물적 분할해 매각하기로 하는 등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연간 1조원대의 매출을 유지했던 플랜트 사업을 분할되면 현금창출력이 줄어들 것이란 지적이 따른다.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SK에코플랜트 매출액 3조4433억원 중 플랜트 건설부문(1조8957억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이 넘는다는 이유에서다.


신용등급 하락 전망까지…재무 부담 리스크?

이같은 재무 부담 리스크로 인해 SK에코플랜트의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SK에코플랜트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사업구조 개편으로 외형이 줄어들면 신용 등급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현금창출력을 개선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지원 가능성으로 자체 신용 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신용 등급을 받고 있는 것이지 그룹 배경을 배제하면 사실상 SK에코플랜트의 신용 등급은 ‘BBB’급”이라면서 “차입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별도 방안 없이 투자 규모만 늘리면 결국 재무 부담이라는 부메랑에 신용도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브랜드 인지도면에서 우위를 보이는 현대건설에 형세가 기울어지지 않겠냐는 게 정비업계 일각의 시각이다.

현대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조2567억원이며, 순 현금은 3조653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지불능력인 유동비율은 200.2%, 부채비율은 103.2%를 기록, 신용등급은 AA-등급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눈앞에 조건만 보고 시공사를 선택했다가 향후 낮은 신용도로 인한 사업비 이자가 늘어나면 조합원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갈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고잔연립3구역 재개발 사업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665-1번지 일원에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13개동 1145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더퍼블릭 / 홍찬영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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