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정정신고서 요구, 사실상 공모가 개입?...상장일정 미루기도

이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1-07-22 17: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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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현정 기자] 8월 상장할 예정이었던 카카오페이가 금감원의 정정신고서 요구로 인해 상장 일정이 미뤄지면서 증권가에서는 사실상 공모가에 대한 개입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간 금감원이 상장 기업에 대해 정정신고서를 요구한 경우 대부분 공모가를 낮춰 다시 제출하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공모가는 시장에서 결정될 부분으로 금감원이 공모가 형성에 개입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이데일리에 의하면 금감원이 올해 IPO를 통해 신규 상장(코스피·코스닥)한 기업 중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한 곳은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아모센스, 삼영에스앤씨, 에이치피오, 라온테크 등을 비롯해 총 9곳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받은 기업 6곳(7.8%)을 이미 넘어선 수준이다.

금감원은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일은 없다며 “공모가를 정정하라고 요구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는다”, “증권신고서에 투자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대로 기재해 달라고 정정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최근 IPO 공모주 시장에 투자 경험이 없는 개인투자자가 대거 유입됨에 따라 투자자 보호가 필요해 투자의 판단 근거를 명확히 하라고 요청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금감원의 정정신고서를 요청받은 기업이 공모가를 낮춰 다시 제출했을 경우 받아들여진 이전 사례들로 판단할 때 사실상 금감원의 요청은 공모가를 내리라는 압박으로 인식된다는 주장이다.

앞서 크래프톤은 글로벌 기업인 ‘월트디즈니’, ‘워너뮤직’과 비교해 공모가 희망범위를 45만8000원~55만7000원으로 제시했을 때 금감원은 정정신고서를 요구했다. 이에 크래프톤은 비교기업을 바꾸고 공모가를 40만원으로 낮춰 다시 신고하자 받아들여졌다.

SD바이오센서의 경우도 공모가 희망 범위를 6만6000원~8만5000원으로 제출해 정정 요구를 받고 4만5000~5만2000원으로 조정한 후 상장을 진행한 바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비싸면 외면받고 싸면 흥행하는 공모가에 금감원이 개입하는 건 지나친 조치”라고 말했다. 공모가를 확정하는 수요예측 단계에서 희망 공모가 범위 내의 낮은 금액으로 자연스럽게 맞춰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올 하반기에는 일정이 미뤄진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넷마블네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중공업,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어급 IPO가 대기 중에 있어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증권가 일각에서는 IPO 규모가 커지고 공모가가 높을수록 상장사나 주관사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이익도 커지는 만큼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금융당국의 적절한 개입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당초 8월 12일 상장 예정이었던 카카오페이는 반기 실적을 기반으로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하는 만큼 9~10월 이후로 상장이 진행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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