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석열’ 논란 일으킨 간담회 “아수라장 만들자”…‘후보교체’ 꿈꾸는 홍준표 지지자들

‘폰석열’ 논란 일으킨 간담회 “아수라장 만들자”…‘후보교체’ 꿈꾸는 홍준표 지지자들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2.01.0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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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당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전국청년간담회’ 화상회의에 윤석열 후보가 일정상 참석하지 못하고 ‘스피커폰’을 통해 목소리만 들려줘 이른바 ‘폰석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사전에 의도적으로 간담회를 방해하려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윤석열 후보가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지자, 해당 간담회를 ‘아수라장 만들자’고 했던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아울러 홍준표 의원의 팬페이지 ‘청년의 꿈’에도 ‘긴급! 화력지원 요청)오늘 윤석열이 온라인 청년간담회 한댄다. 30분전’이라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는데, 홍준표 의원 지지자들은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윤석열 후보에서 홍준표 의원으로 교체하기 위한 사전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피커폰으로 인사한 ‘폰석열’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국민소통본부는 지난 5일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이날 오후 4시 전국청년간담회를 열었다.


당초 국민소통본부는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회의에 윤석열 후보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안내 했으나, 윤 후보는 일정상 참석하지 못했다.

그러자 간담회에 참석한 한 청년은 “윤 후보님이 나오신다고 들었는데 대체 언제 나오시냐”고 물었고, 권성동 의원은 윤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휴대전화 ‘스피커폰’ 기능을 통해 윤 후보의 목소리만 들려줬다.

통화에서 윤 후보는 “우리 다 같이 이깁시다” 등의 인사말을 건넸고, 권성동 의원은 “예 감사합니다. 박수”라며 호응을 유도했다.

하지만 윤 후보가 참석한다는 소식에 몰려든 300명에 가까운 참가자들 사이에선 즉시 고성과 욕설 등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부 참가자들은 “윤석열 사퇴하라”, “후보교체” 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사과한 윤석열 “청년들에게 큰 실망 드려 죄송하다”…“들어가서 아수라장 만들자”

논란이 불거지자 윤석열 후보와 해당 간담회를 주도한 박성중 의원은 즉각 사과했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기존 선대위 국민소통본부의 청년간담회 행사로 인해 청년들에게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저의 참석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국민소통본부에서 참석 예정이라 공지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오늘 선대위를 해체하며 2030의 마음을 세심히 읽지 못한 저를 반성하고 잘 하겠다 다짐했다”며 “그런 와중에 이런 사태가 벌어져 면목이 없다”고 했다.

나아가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을 것을 약속드린다. 청년들의 비판 달게 받겠다. 박성중 의원에게는 대통령 후보로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며 “또한 박성중 의원의 부적절한 사과문에 대해서도 제가 대신 사과드린다. ‘실무자가 잘못 보냈다’, ‘정체를 확인하기 힘든 100여명 가까운 불특정 다수가 들어왔다’는 해명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질책했다.

실제 간담회 논란이 불거지자, 박성중 의원은 사과의 뜻과 함께 국민소통본부장직을 내려놓으면서도 고의적으로 이날 간담회를 방해한 정황을 제시했다.

박 의원은 “화상회의 중 고성‧욕설 논란과 관련, 애초 본 행사는 전국 시도당 청년위원장 14명, 다수의 전국 당협청년위원장, 청년본부 소속 등 총 200명 정도로 제한된 당 행사였다”라며 “정체를 확인하기 힘든 100명 가까운 불특정 다수가 허가받지 않은 채 접속 코드를 도용해 의도적으로 들어와 고성‧욕설로 회의 진행을 방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홍준표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온라인커뮤니티 ‘펨코’에 올라온 글을 제시했다.

‘윤석열이 온라인 청년간담회 한댄다’라는 제목의 글에는 청년간담회 안내 내용이 명시돼 있는데, 작성자는 마지막에 “들어가서 아수라장 만들자”고 적었다.

해당 글을 현재 삭제된 상태지만 이미 캡처된 사진이 온라인커뮤니티에 떠돌고 있다.

또한 홍준표 의원의 팬페이지 ‘청년의 꿈’에도 ‘긴급! 화력지원 요청)오늘 윤석열이 온라인 청년간담회 한댄다. 30분전’이라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 청년의 꿈에 올라온 게시물(온라인커뮤니티).


나아가 홍준표 의원 지지자들이 모인 ‘단체 카카오톡방(민당이, 민심이 당심을 이긴다)’에도 ‘간담회에서 윤석열 사퇴했다가 강퇴(강제퇴장) 당함’이란 글이 올라왔다.

이를 두고 당초 간담회 참여자는 미리 정해져 있었고, 참여자에 한해 접속링크랑 접속코드를 전달했는데, 해당 접속코드가 유출돼 펨코와 청년의꿈 등에 뿌려지면서 간담회가 난장판이 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지지자들 단톡방(온라인커뮤니티)

청년의 꿈? 후보교체의 꿈…경선불복이자 해당행위

특히 ‘민당이’ 단톡방에는 홍준표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물이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 해당 단톡방에선 국민의힘 후보 교체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들은 오는 7~9일 서울 보신각‧대구 반월당역‧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윤석열‧홍준표 후보교체’ 행사를 예고했다. 다만, 윤석열 후보를 겨냥한 후보교체에 초점을 맞췄다.

행사 주도자로 보이는 닉네임 ‘홍만대’는 후보교체 필요 이유에 대해 “예)무능한 윤석열을 지켜보고 있을 거냐? 윤석열 밀다가 정권교체 못하면 니네 책임이다!” 등을 주문했다.

주의내용으로는 “홍준표(이름자체) 관련 발언은 금지 입니다(후보교체 목적으로 나왔습니다/홍준표와 아무연관성이 없는 행사 입니다). 가능 예) 경선중에 한 후보를 지지했다 이유는 이러하다 저러하다 등 정도 가능. 발언 참여자들은 숙지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요청했다.

결국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윤석열 후보에서 홍준표 후보로의 교체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 홍만대 페이스북.

▲ (좌)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지지자들이 모인 단톡방과 홍만대 페이스북.

한편에서는 이들의 행위가 ‘해당행위’이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준표 의원 지지자들이 난장판 간담회에 개입했다는 주장을 제일 처음 제기한 김소연 변호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홍준표 측 관계자 몇몇이 단톡방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후보자를 당선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지령을 내리고 선거를 방행하는 행위는 해당행위이며, 나아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까지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공직선거법 제251조(후보자비방죄)는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를 비방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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