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민주당 내홍, 그 이면엔 당권 경쟁…與는 이준석, 野는 이재명이 ‘갈등의 씨앗’

국민의힘‧민주당 내홍, 그 이면엔 당권 경쟁…與는 이준석, 野는 이재명이 ‘갈등의 씨앗’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2.06.0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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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의원실로 이동하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집권당인 국민의힘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6‧1지방선거를 뒤로 하고 당권 경쟁에 내몰린 모양새다.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따른 ‘조기 퇴진론’이 고개를 들고 있고, 민주당은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친문‧친명 간 갈등 해결책 ‘이재명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의 경우 지방선거 완패에 대한 ‘이재명 책임론’을 두고 친문계와 친명계 간 입장차가 확연하다.


친문계는 이재명 의원이 무연고지인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고 인천 계양을에서 5선을 지낸 송영길 전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공천된 것이 지방선거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라는 입장이고, 친명계는 ‘이재명 죽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재명 책임론’에 따른 민주당 내 계파갈등은 반성 및 쇄신과는 동떨어진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로 귀결된다. 친문계는 선거 패배의 원흉인 이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친명계는 당의 가장 큰 자산이 이 의원이 당 대표를 맡는 것이 책임을 지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친명‧친문 간 갈등은 이 의원이 오는 8월 예정된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 쉽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의원에겐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게 문제다. 이 의원은 7일 ‘8월 전당대회 출마 관련해선 입장이 정리됐나’라는 물음에 “초선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해야 할 일이 상당히 많이 있다고 보인다. 아직 전당대회까진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지 않았다.

특히 이날 국회 정문 인근에는 이 의원의 당선을 축하하는 화환들이 늘어섰는데, 이 의원을 차기 당대표로 선출해야 한다는 문구가 담긴 화환도 있었다.

‘개딸(개혁의 딸)’ 등 극성 지지층의 요구가 이렇다 보니, 또 차기 당 대표가 2년 뒤 있을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하다 보니, 이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할 경우 친문‧친명 간 갈등은 극한 대립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이고, 최악의 경우 분당 시나리오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민주당의 상황과 지방선거의 어려움 또한 대선 패배에 따른 저의 책임이고, 이를 타개하는 것 역시 전적으로 저의 책임임을 통감한다. 무한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실상 대선 및 지방선거 패배에 어떤 책임을 졌는지는 모르겠다.

무한책임을 약속한 이 의원의 의중이 진심이라면,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놓고 당내 갈등이 불거지는 이 시점에 당 화합과 쇄신을 위해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반대로 당권 장악을 위해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2년 뒤 있을 총선에서도 자기만 살고 당은 죽는 ‘자생당사(自生黨死)’가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주 이르핀 현장을 방문,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트러블메이커’는 당 대표 본인…고개 드는 ‘조기 퇴진론’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한 국민의힘 또한 당권 경쟁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모양새다.


이준석 대표가 공천개혁 등을 논의하겠다는 명분으로 만든 혁신위원회에 천하람 변호사 및 김용태 최고위원 등 이 대표와 친분이 있는 인사들이 포진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혁신위가 일방적으로 흘러갈 것이란 우려와 함께 2년 뒤 있을 총선 공천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제22대 총선 공천권은 차기 당 대표가 행사해야 하는데, 이 대표가 혁신위를 통해 공천 혁신 운운하는 건 월권이란 지적과 동시에 쓸데없는 분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소속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6일자 페이스북에서 “당의 내실을 다져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일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며 “혁신위원회 설치하겠다. 2024년 총선에서 공천 혁명하겠다. 혁신 개혁 변화도 중요하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윤석열 정부에 보탬이 되는 여당의 역할을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따져 물었다. 이는 2년 뒤 총선 공천권 영향력 행사가 과연 최우선 과제인지 여부를 꼬집은 것이다.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로 향한데 대해선 “주변 분들이 제게 조심스럽게 묻는다. ‘이준석 대표가 우크라이나에는 도대체 왜 간 겁니까?’, ‘좀 뜬금없지 않습니까?’ 집권당 대표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간 저간의 사정을 알아봤는데, 정부와 청와대의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난색이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자기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 부의장의 이 같은 지적에 이 대표는 ‘어차피 기차는 갑니다’, ‘러시아 역성’, ‘자중하시라’고 반발했으나, 당내 일각에선 이 대표의 ‘조기 퇴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지난해 12월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제기한 바 있고, 지난 4월 성상납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 등의 사유로 이 대표는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 오는 24일 징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인데, 전체 9명 중 과반인 5명 출석에 3명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윤리위 징계 수위는 제명·탈당 권고·당원권 정지·경고 4단계인데, 이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 조치가 내려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도 주목된다. 앞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4월 18일 이 대표에게 성접대를 하고, 이를 제보하자 증거인멸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장모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한다.

경찰 수사 결과, 이 대표의 혐의가 일정부분 사실로 드러날 경우 퇴진론에 직면할 공산이 크고, 이렇게 되면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이처럼 혁신위를 통한 총선 공천 영향력 행사 의혹 및 뜬금없는 우크라이나행, 당 윤리위 징계 여부 등의 비판에 휩싸인 이 대표의 임기와 관련, 권성동 원내대표는 7일 당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 대표 임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자체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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