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 불러온 경기도의 ‘이재명 먹방’ 항변…“이낙연 정치생명 끊겠다던 황교익, 이재명 정치생명 끊어”

역풍 불러온 경기도의 ‘이재명 먹방’ 항변…“이낙연 정치생명 끊겠다던 황교익, 이재명 정치생명 끊어”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1.08.20 16:00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황교익TV 캡처화면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6월 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와 먹방 유튜브 방송을 녹화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천 물류센터에 화재가 발생한 날, 정작 사고수습에 앞장서야 할 이재명 지사가 경남 마산까지 내려가 황교익 씨와 떡볶이 먹방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져 ‘무책임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비난이 쏟아지자 경기도청은 설명자료를 내고 “이 지사는 재난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며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라고 항변했다.

경기도청의 이러한 항변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듯 도리어 역풍을 자초한 모양새가 됐다.

야권 등에선 ‘도정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먹방 일정을 강행한 것이 적절하냐’, ‘그 시점이 떡볶이 먹으며 히히덕 거릴 시간은 아니었다’,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도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멀리 마산에서 떡볶이 먹으며 키득거리는 장면은 사이코패스 공포영화처럼 소름 끼친다’, ‘화마(火魔)와 목숨 걸고 싸우는 소방대원을 뒤에 버려두고, 창원까지 내려가 떡볶이를 먹으며 웃는 모습에서는 무책임을 넘어 섬뜩함마저 느껴진다’ 등 이 지사를 질타하는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경기도 이천 화재 참사보다 황교익과의 떡볶이 먹방이 먼저였던 이재명 

20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는 지난 6월 17일 오후 6시께 경남 마산에서 황교익 씨와 함께 떡볶이 먹망 유튜브 방송을 촬영했다고 한다.


당시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에선 소방장비 96대와 인력 245명이 동원되는 등 화재 진압이 한창이었다.

특히 그날은 사고수습을 위해 투입되었던 고(故) 김동식 소방대장이 실종돼, 국민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때였다.

이 지사는 먹방 촬영이 끝난 뒤 18일 새벽 1시 30분쯤 화재 현장에 도착해 상황을 보고 받은 뒤 현장을 살폈다고 한다. 이는 화재 발생 약 20시만이었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기호일보)을 통해 전해지자, 경기도정을 책임지는 이 지사의 무책임함을 비난하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낙연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의 ‘필연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19일자 논평에서 “사실이라고 믿고 싶지는 않다. 만에 하나 사실이라면 이는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보”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캠프의 이기인 대변인도 “이 지사는 사고 당일 행적을 즉각 공개하라”며 “만약 고립된 소방관의 사투 소식을 알고도 방송 출연을 하고 있었다면 경기도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질 도지사의 책무를 버린 것과 다름없다”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윤희숙 의원 역시 20일자 페이스북에서 “그(이 지사)는 세월호 사건 때 직접 박근혜 대통령을 고발했다. 박 대통령이 보고만 받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의식적 직무포기,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면 직무유기죄 및 업무상 과실치사죄가 성립될 수 있다며 ‘국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전 국민이 그 참혹한 장면을 지켜보며 애태우고 있을 때, 구조책임자 대통령은 대체 어디서 무얼 했느냐’라고 일갈했었다”고 했다.

윤희숙 의원은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도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전국민이 그 참혹한 소식을 들으며 애태울 때, 도지사가 멀리 마산에서 떡볶이 먹으며 키들거리는 장면은 싸이코패스 공포영화처럼 소름끼친다”면서 “긴말 필요 없고, 정상인 범위를 이렇게 벗어난 사람이 공직에 있는 것을 참아줄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경기도 지사건, 대선후보건 모두 당장 사퇴하라”고 직격했다.

안 하니만 못했던 경기도의 항변…진중권 “황교익, 이낙연 정치생명을 끊어 놓으려다 이재명 정치생명 끊어놓는 쪽으로 노선을 바꾼 모양”

이처럼 이천 화재 참사 당시 황교익 씨와 떡볶이 먹방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데 대한 비난이 쇄도하자, 경기도청은 20일 설명자료를 내고 “이 지사는 화재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행정지원 조치사항을 꼼꼼히 챙겼다”면서, 쿠팡 화재 당일 경기도 조치사항을 시간대별로 공개했다.


경기도청은 “이천 쿠팡 화재 당시 이 지사는 남은 경남 방문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복귀했다. 17일 당일 저녁 급거 화재현장으로 출발했으며 18일 새벽 1시 32분 현장에 도착해 재난 총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재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라며 “애끊는 화재사고를 정치 공격의 소재로 삼는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경기도의 이러한 해명은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듯 역풍을 자초한 모양새가 됐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지사 측은 여전히 반성이나 사과는커녕 ‘상황을 보고받으며 총책임자 역할을 다했다’고 하니 오히려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킬 뿐”이라며 “고인이 된 김동식 소방대장의 가족들 앞에서도, 그리고 숱한 화재로 목숨을 잃은 국민들의 가족 앞에서도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국민캠프 김기흥 부대변인도 “물론 재난 현장에 지사가 항상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재난 상황보다 먹방 유튜브가 ‘먼저’였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지사 찬스’, ‘도청 캠프’ 논란 속에서도 이 지사는 책임 있는 도정 운영을 위해 ‘지사직 사퇴’ 주장에 정면 반박했는데, 과연 (재난 상황을 챙기기에 앞서 먹방 유튜브 방송 촬영이 먼저였던)이 지사가 말하는 ‘공정’과 ‘도지사의 책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측 민성훈 청년특보도 “경기도는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라고 밝혔는데, 맞는 얘기”라면서도 “그런데 비판의 핵심은 불이 났을 때 바로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게 아니다. 사람이 실종되고 자기 관내에서 엄청난 화재가 계속되고 있는데 어떻게 다른 지역에서 자기 볼일을 다 보고 있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라고, 일침을 날렸다.

이어 “이 지사에게 묻는다. 지사 본인의 생색을 내주는 유튜브 촬영과 경기도민의 생명과 재산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경기도가 낸 설명자료에 대해 “교묘한 말장난”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진 전 교수는 “누구도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소방 구조대장이 진화작업 도중 실종된 상태에서 도정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먹방 일정을 강행한 것이 적절하냐고 물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아무리 생각해도 그 시점이 떡볶이 먹으며 히히덕 거릴 시간은 아니었던 것만은 분명하다”며 “구구절절 변명할 것 없이 ‘무조건 잘못했다. 생각이 짧았다’고 사과하는 게 좋을 듯”이라고 제언했다.

나아가 “황교익 씨가 이낙연 씨의 정치생명을 끊어 놓으려다 뜻을 못 이루니, 이재명 후보의 정치생명을 끊어놓는 쪽으로 노선을 바꾼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