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은행 제재 나서는 미국...우리 기업들은 괜찮을까

러시아 은행 제재 나서는 미국...우리 기업들은 괜찮을까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2.02.2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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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며 러시아를 겨냥한 첫 제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현정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 명분의 병력 투입을 명령하자 미국·유럽연합(EU)·영국 등 서방 진영은 러시아 은행 2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번 제재는 ‘경고’에 그친다는 의견이 우세한 만큼 이후 강력한 제재가 나올 경우 러시아에 있는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지역에 군을 투입하라고 명령했고 미국은 이를 ‘침공’으로 규정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됐다”며 이를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즉각 경제·금융 제재로 대응했다.

미국은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과 방위산업 지원특수은행인 산업건설은행(PSB)이며 이 외에도 42개 자회사를 제재 대상에 올리고 서방과의 거래를 전면 차단했다. 서방 금융권에서도 러시아의 국채 발행 및 거래를 전면 중단해 러시아의 돈줄 압박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제재 대상 은행들은 비교적 소규모 은행으로 러시아에 대한 ‘경고’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이번 제재로 인한 러시아 경제의 타격은 어려우며 러시아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에도 별다른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23일 산업, 에너지업계와의 간담회에서 “현재까지 우리나라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제재를 통해 해당 은행으로의 국내 개인·기업의 송금 등 거래는 중단됐으나 실제 거래는 많지 않아 국내 금융권에도 아직까지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현재로서는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우리 은행 등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제재 확대와 장기화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전면 침공 등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는 초강력 제재를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유력한 제재 카드는 국제금융결제망인 스위프트(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망에서 러시아를 퇴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달러화 결제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는 것인데, 이렇게 될 경우 러시아와 관련한 수출·수입 기업 모두 대금 결제 과정에서 다른 통화로 환전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환차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김꽃별 연구원은 “스위프트망에서 러시아를 제외하는 카드는 상당한 고강도 제재로, EU와 조율이 필요하고 자칫 달러의 기축통화 위치도 흔들릴 수 있어 ‘양날의 검’이 될수 있기 때문에 쉽게 실행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지속적으로 경제 제재 압박으로 인해 루블화가 평가 절하되고 현지 기업들의 환차손이 발생하는 문제가 크다”고 우려했다.

업계에서도 “고강도 제재가 실현될 경우 무역대금 회수가 지연되고 현지 법인의 본사 송금 제한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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