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1.4조 적자...“비급여 관리체계 없이는 손실 계속될 것”

실손보험 1.4조 적자...“비급여 관리체계 없이는 손실 계속될 것”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1.08.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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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올해 실손보험료가 20% 가량 올랐음에도 손실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병·의원의 과잉진료로 인한 비급여 진료비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여 비급여 관리체계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의 올 상반기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41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손실액인 1조1981억원보다 17.9% 증가한 수준이다.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전유율은 82%로 나머지 생명보험업계의 실손보험을 합하면 전체 실손보험의 손실액은 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실손보험 손해액이 매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손해액은 보험사에서 지급한 금액으로 2018년 7조4552억원이었던 실손보험 손해액은 2019년 9조4638억원, 2020년에는 10조1017억원으로 규모 자체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손해액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이에 따라 손실액도 늘자 보험사들은 실손보험의 보험료를 올겼다. 올해 1월 2세대 실손보험 상품인 표준화실손보험의 보험료는 손보사 별로 8.2~23.9% 올랐고 1세대 실손보험 보험료는 6.8~21.2% 인상됐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은 상반기에 위험보험료(가입자가 낸 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를 뺀 보험료 지급 재원)를 전년 동기(3조7740억원) 보다 10.6% 늘려 4조1744억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발생손해액이 전년 동기(4조9806억원) 보다 11.0% 늘어난 5조5271억원으로 더 크게 증가해 손실이 되려 커진 것이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의 손실이 커진 것은 일부 병·의원의 과잉진료에 따른 비급여 진료비가 급증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백내장, 도수치료, 비타민·영양주사 등 건강보험 미적용 비급여 진료비가 급증했다. 10개 손보사의 백내장 관련 지급보험금 규모는 2018년 2490억원에서 2020년 6374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이미 4813억원에 달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 심의위원회가 백내장 수술시 건강보험 비급여 검사로 시행되던 고가의 검사비(안초음파, 눈 계측 검사)를 지난해 9월부터 급여화했다”며 “하지만 비급여 항목인 시력 교정용 다초점 렌즈비를 보상받는 점을 악용해 일부 의료기관에서 부당·과잉 수술을 야기하는 등 비급여 악용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 정성희 연구위원은 “실손보험 손실은 비급여 관리 체계 부실에 따른 것으로 원가 등이 고시되는 강력한 비급여 관리 체계를 만들지 않고서는 이런 손실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업계는 올해 하반기가 아직 남은 상황에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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