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삼성전자, 세탁기 누수 피해 보상 책임회피?…'연이은 AS 부실 논란'

[추적]삼성전자, 세탁기 누수 피해 보상 책임회피?…'연이은 AS 부실 논란'

  • 기자명 홍찬영
  • 입력 2021.08.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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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세탁기 부품 불량과 관련한 피해보상을 놓고 소비자와 사측의 갈등이 첨예하다.

소비자 측은 삼성전자 세탁기를 구매해 사용하다 연결 부위 부속이 깨지면서 발생한 큰 누수로 금전적 피해를 보게 됐지만, 사측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제품의 물류 설치를 담당하는 삼성전자로지텍 직원들이 세탁기를 놓고만 갔을 뿐 설치한 적이 없어, 보상해 줄 이유가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제품 및 AS 논란은 이외에도 최근 빈번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삼성전자 에어컨에서 냉매누설 현상이 일어난 다는 제보가 다수 제기됐다. 한 소비자는 사측에 AS를 문의했지만, 수리 및 냉매충전 비용을 소비자에게 부담하는 등 응대가 엉망이라는 지적도 일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11년 역속 가전 및 휴대전화 애프터서비스(A/S) 품질 1위 자리를 유지 중이다. 그러나 최근 자주 들려오는 구설수들로, 이러한 명성과 걸맞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시선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더퍼블릭>은 삼성전자의 AS 논란을 추적해봤다. 

세탁기 누수로 주말 내내 ‘물바다’…병원 측 “수억원 손실 떠안아” 


▲ 세탁기 누수로 물벼락을 맞은 병원과 아랫 층인 골프장 현장 (사진=제보자)

 

[더퍼블릭=홍찬영 기자]26일 경기도 성남의 A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A병원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세탁기를 구매했다.


세탁기 구매 당시 삼성전자로지텍 직원들은 병원 측의 인테리어 공사로 인해 세탁기를 설치를 하지 못해 돌아갔다. 이후 직원들은 병원을 재방문해 제품 설치를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문제는 지난 7월, 해당 세탁기 제품에서 큰 누수가 일어나면서부터 생겨났다. 연결부위 부속이 깨진 것이 누수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누수로 물이 크게 불어나 세탁기가 설치된 A병원 해당 층과 아래 층의 골프연습장이 거의 잠긴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업무를 하지 않았던 주말에 누수가 발생하면서 이틀 내내 물이 넘쳤고, 아래층인 골프연습까지 물이새면서 수억원의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됐다.

제보자는 “업무를 하지 않는 주말에 물이 터져서 월요일날 (피해상황이) 발견이 됐다”면서 “병원에는 큰 손실이 없었지만 그 밑에 층인 골프연습장에까지 물이 새면서 인테리어 기기 등이 망가져 (골프장에서) 억대 단위인 돈을 청구해 타격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삼성로지텍·서비스 서로 책임 소재 미뤄…소비자만 ‘분통’

 

▲ 삼성남서울물류센터에서 고객에게 보낸 문자와 사진. 제품안착과 정품자재를 사용했다는 내용이 있다 (사진=제보자)

이에 병원 측은 피해 보상등을 요구하기 위해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측에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냉랭했다. 문제가 된 부속품은 자사의 정품이 아니기 때문이 책임질 이유가 없다는 것.

이에 제보자는 삼성전자 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삼성남서울물류센터에서 고객에게 보낸 문자와 사진으로 작년 세탁기와 건조기 설치 당시 제품안착과 정품자재를 사용했다는 자료가 있다는 게 그 증거다.

만일 정품 부품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문제가 있다. 애초 설치를 강행했던 삼성전자로지텍에게 잘못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탁기를 설치했던 로지텍의 기사는 당시 기억이 없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도 세탁기를 설치했다는 전산상 이력이 없어 첫 제품 배송만 했을 뿐 이후 설치는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즉 병원이 제 3의 업체 기사를 불러 설치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주장이다.

<더퍼블릭>과의 통화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지텍이 (세탁기를) 설치하려고 (병원에) 갔으나, 당시 인테리어 공사때문에 설치를 못하고 놓고만 왔다”며 “한달뒤 병원 측에서 건조기를 설치해달라는 신청이 들어와서 건조기만 설치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후 병원 측은 (누수가) 커넥터에 문제가 생겨서 서비스문제라고 생각했는지 서비스센터에 연락했다”며 “그러나 서비스센터 측도 해당 제품이 삼성전자의 비정품 부품인 것으로 확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부분을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을 드렸는데도 고객이 인정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기업에서 뭐하러 안좋은 여론을 감수하고 A/S를 안해주겠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이 같은 주장은 일반적인 가전기기 설치와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통상 전자 제품을 구매해 배송이 되면 업체가 설치까지 책임지는게 일반적이다. 소비자가 고가의 제품을 구매한 뒤 구태여 추가 비용을 들면서까지, 다른 설치기사를 불러 제품을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제보자 측도 삼성전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작년 제품 설치시 삼성전자로지텍 설치기사가 직접 세탁기와 건조기를 설치한 것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병원 측 관계자는 “다른 업체 직원을 불러 세탁기 설치를 한 적이 없다”면서 “세탁기가 배달된 후 바로 설치하지 못하고 며칠 뒤 삼성전자로지텍 직원이 와서, 정품 부품을 사용해 세탁기와 건조기를 설치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결국 병원 측은 삼성전자와 로지텍이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어, 마땅히 피해보상을 요구할 데가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병원 측은 “적어도 국내 1위 글로벌 삼성이라면 자회사에게 적극적 cs를 잘못된부분 고치고 수정 도록 해야하는데 사과는 커녕 거짓말과 빠져나가는데만 급급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고 강력 비난했다. 

현재 소비자와 사측의 이야기가 판이하게 다른만큼, 양측 공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컨 냉매누설 잡음도 수차례…AS 1위 명성에 ‘금’ 가나
 

▲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최근 삼성전자 제품을 두고 제기되는 잡음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에도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제품의 냉매누설 증상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는 호소가 빗발친 바 있다.

지난달 27일 <뉴스워커>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A씨는 커뮤니티 글을 통해 2017년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2구 모델을 구매한 이후 반복되는 냉매누설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무풍에어컨을 구매한 지 1년 만에 냉매누설 증상으로 인해 AS를 받았는데, 3년 뒤 또 같은 증상이 발견됐다는 것.

이에 다시 AS를 요청했으나 삼성전자 서비스엔지니어는 A씨에게 9만5000원의 수리 및 냉매충전 비용을 청구했다.

이에 A씨는 이해가 가지 않는 목소리를 제기했다. 설치도 삼성전자에서 했고, 두 번이나 같은 문제가 발생했는데 소비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건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무풍에어컨에 대한 냉매누설 글은 이외에도 다수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초기설치 불량·노후화된 배관·사설 에어컨 설치업체 이용 등이 원인이며 특정 제품군의 문제는 아니라고 반론했다. 또 해당 제품의 판매량이 많아 문제 사례가 다수 보고될 수 밖에 없다고도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냉매는 정상적으로 충전되면 1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해 냉매빠짐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건 일반적인 사례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서비스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21일 발표한 '2021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지수(KSQI)'에서 가전 및 휴대전화 AS 품질 1위 자리를 차지했다.

KSQI는 32개 산업, 125개 기업의 서비스 품질에 대한 '소비자 체감 만족도'를 조사해 발표하는 제도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올해까지 가전 AS는 11년 연속, 휴대전화 AS는 10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각 부문별 조사 시작 이후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던 것.

그러나 최근 품질 및 AS 응대 잡음이 빈번하게 들려오는 점은 이러한 명성과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가전 제품 산업에서 가장 큰 축을 담당하는 대형업체다. 사회적 관심을 크게 받고 있는 만큼, 소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잡음을 줄여나가 일류 업체다운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한다는 시각도 모아지고 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더퍼블릭 / 홍찬영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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