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은 언제 오나요” 하락장 베팅한 곱버스 개미들 울상

“조정은 언제 오나요” 하락장 베팅한 곱버스 개미들 울상

  • 기자명 김수영
  • 입력 2021.01.2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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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픽사베이)

[더퍼블릭=김수영 기자] “제대로 조정 한 번 안 받고 오르기만 했잖아요. 조만간 (조정이) 올 것 같다 싶어서 차곡차곡 인버스를 모아뒀는데 (코스피) 3000도 넘어버렸어요”

작년 11월부터 증시 조정을 예상하고 곱버스 비중을 늘려왔다던 30대 직장인 A씨는 이렇게 푸념을 늘어놨다. 국내 증시가 역대급 기록을 세우는 동안 상승장에 역베팅한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특히 지수가 떨어질 때 낙폭의 2배가 오르도록 설계된 ‘곱버스’ 상품은 1년도 채 안 돼 4분의1토막이 나며 최저가 기록을 경신 중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도 동학개미 참여로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코스피는 새해 들어 3000을 넘어서며 새 기록을 썼다. 작년 3월19일 1457.64까지 추락한 코스피는 이달 22일 오후 1시 기준 3162.40(▲117%)까지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통상적이라면 과열 양상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시중 유동성이 워낙 풍부한 만큼 과거와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해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무렵만 해도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상단으로 2800~2900선을 제시했지만, JP모건 등 글로벌IB(투자은행)들이 코스피가 300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면서 연말부터 코스피 밴드 상향 조정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연간 코스피 밴드를 2620~3100으로 상향 조정했고, 신한금융투자는 2500~3300, 삼성증권은 2700~3300선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3500을 넘어서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김중원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의 기대가 높고, 차화전(자동차·화학·전자) 랠리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2021년 성장주로 코스피 매력이 부각되며 PBR(주당순자산)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최근 5년 수준에서 벗어나 3500 이상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과열 및 조정에 대한 우려를 감안하면서도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상승장을 기대하는 가운데 코스피200선물 지수를 역추종하는 인버스(‘곱버스’ 포함) 상품 가격은 바닥을 뚫을 기세다.

지난해 1월2일 1만2천570원이던 ARIRANG200선물인버스2X(한화자산운용)는 코스피가 바닥을 찍은 지난해 3월19일 2만4천955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해 이달 21일 기준 4천55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KODEX200선물인버스2X(삼성자산운용)은 작년 6천265원(1월2일)에서 1만2천365원(3월19일)까지 올랐다가 지난 21일 기준 2천30원까지 떨어졌고, KBSTAR200선물인버스2X(KB자산운용)도 각각 6천290원(작년 1월2일), 1만2천500원(작년 3월19일), 2천35원(올해 1월21일) 수준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연말부터 곱버스 모으기에 집중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21일까지 개인은 KODEX200선물인버스2X 1조3천500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 순매수 종목 가운데 세 번째 규모다.

최근 1년 사이 개인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큰 KODEX200선물인버스2X를 기준으로 작년 4분기 평균단가를 고려하면 곱버스 투자자들은 최소 40%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3분기부터 곱버스를 모아둔 투자자는 52%, 2분기부터 매수한 투자자는 무려 67%의 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곱버스 순매수 주체가 대부분 개인이라는 점에서 손실의 상당 부분은 이미 개인들이 떠안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클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월15일까지 코스피 시장 신용융자잔고 월간 증가폭(▲14조원)은 지난 3월 급락장 이후 가장 가팔랐다”면서 “단기적인 밸류에이션 상승, 신용 리스크 부각에 따른 증시 숨고르기 국면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김수영 기자 newspublic@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수영 newspublic@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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