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시대 ‘머니무브’ 지속될까

코스피 3000 시대 ‘머니무브’ 지속될까

  • 기자명 김미희
  • 입력 2021.02.1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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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코스피가 3000 시대를 돌파하면서 머니무브가 지속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넘치는 자금이 돈이 되는 부동산, 주식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빚투’ 등의 신조어와 더불어 주식 시장이 코스피 3000선을 돌파하면서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코스피가 2000에서 3000으로 앞자리 숫자가 바뀐 건 2007년 7월 이후 약 13년 5개월 만이라는 점에서 이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머니무브 현상은 빚투 뿐만이 아니다. 주식시장이 강세장을 이어가면서 높은 수익률을 좇아 증권사로의 개인연금 또한 이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은행과 보험회사에 있던 개인연금저축과 퇴직연금(IRP)이 미래에셋대우 등 국내 5개 대형 증권사로 이전한 계좌 수는 총 1만1천개로, 금액은 2888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 개인연금저축 계좌 7286개(1699억원)와 퇴직연금계좌 3717개(1189억원)가 각각 이동했다.

이는 올해 1월의 이전 계좌수와 금액은 2020년 1월의 이전 계좌수(3038건)와 금액(969억원)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시중 은행의 1월 요구불예금 또한 증시예탁금 등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된다.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성격의 예금은 1월 한 달새 10조원 가까이 줄었고, 증시예탁금은 매달 4조∼6조원씩 불어나 1월 한때 70조원을 넘기도 했다. 그사이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27조원어치 넘게 사들였다.

15일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월 말 요구불예금(MMDA 포함)은 637조8555억원으로, 한 달새 9조9840억원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 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등 예금자가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는 예금으로, ‘대기 자금’ 성격이 강한데, 이 요구불예금은 각종 투자처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투자자예탁금(장내 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1월 평균 68조952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0.8%(6조7000억원) 늘었다. 투자자예탁금은 1월 11∼13일에는 7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개인들의 주식 매수 규모 자체가 20조원을 넘는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도 많이 매수하는 상황”이라며 “요즘 말하는 대로 ‘벼락 거지’가 될 수 있으니까 모두 투자 수익을 올리려는 심리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대규모 투자 움직임은 저금리 아래 최소한의 수익이라도 얻으려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금리가 사실상 제로금리로 내려가면서 최소한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으로 돈이 이동하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에 돈을 넣어봐야 이자율이 1%도 안 되는 상황에서 최소한 인플레이션이라도 방어할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주식과 가상화폐 등의 투자에 나서는 것이 이런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대규모로 자금을 푼 뒤에도 기준금리가 2.5%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0.5%까지 낮아진 상태라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에 이어 가상화폐 등에 대한 투자 또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려는 일환 중 하나라는 것.

향후 코스피 시장은 더욱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3300선에 이어 3500선도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다소 과열된 분위기이고 조정장이 올 수 있지만 추가 상승여력 또한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연말에 예상한 올해 코스피 밴드 2620~3100선에서 연말 연초 지수가 급등함에 따라 올해 예상 코스피 밴드를 2620~3550선으로 상향 수정한다고 밝혔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할인모형을 통해 산출한 코스피의 공정가치는 3440선으로 공정 PER은 15.5배로 나타났다”며 “밴드 상단은 공정가치보다 높은 3550선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국내 주식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등 고 PER 종목이 지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러한 부분이 강화된다면 국내 시장의 PER 상승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퍼블릭 / 김미희 free_00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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