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으로 존재하던 ‘액체금속’의 비밀... 전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팀이 밝혀냈다

이론으로 존재하던 ‘액체금속’의 비밀... 전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팀이 밝혀냈다

  • 기자명 임준
  • 입력 2021.08.0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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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체 금속 전자 구조가 발견된 결정 고체와 액체금속 계면

[더퍼블릭 = 임준 기자]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액체 금속의 전자 구조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실험으로 확인해 낸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김근수 연세대 교수 연구팀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필립 앤더슨과 네빌 모트 등이 1960년대 이론 모델로 예측한 ‘액체 금속의 전자 구조’를 실험적으로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고체금속은 배열이 규칙적이어서 전자구조를 쉽게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수은과 같은 액체금속은 형태가 자유자재로 바뀌어서 그 전자구조를 설명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이번 국내 연구진이 연구한 액체금속에 관한 사항은 1960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필립앤더슨과 베빌모트가 ‘액체 금속의 전자구조’에서 제안한 이론 모델을 실측한 것으로 60년이 넘는 기간동안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연구진이 없었다.

김근수 교수 연구팀은 액체금속을 직접 측정하는 과거의 방식과는 달리, 결정고체 위에 알카리 금속을 분사해 그 사이에 계면을 관측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액체금속의 전자구조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즉 검은 인(흑린)이라는 결정 고체 표면에 알카리 금속(나트륨, 칼륨, 루비듐, 세슘)을 뿌려 준 후 알카리 금속으로 도핑된 검은 인의 전자구조를 장비를 이용해 측정한 결과, 1960년 앤더슨과 모트 등이 예측했던 뒤로 휘는 독특한 형태의 전자구조와 ‘유사갭’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유사갭(pseudogap)이란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들의 규칙 배열인 경우 양자역학적 효과로 인해 전자는 완전한 에너지 간극을 갖지만, 불규칙 배열인 경우 전자가 불완전한 에너지 간극을 갖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1968년 네빌 모트는 이 현상을 ‘유사갭’이라 이름 붙였다. 결정 고체인 검은 인의 전자들이 불규칙하게 분포된 알카리 금속의 원자들에 의해 공명 산란 돼 ‘액체금속의 전자구조’와 같은 특징을 갖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학계는 연구를 통해 ‘유사갭’을 설명할 수 있게 되면, 응집물리학의 풀리지 않는 난제 중 하나인 고온 초전도 현상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또 만약 고온초전도 현상의 매커니즘을 규명해 상온 초전도 개발에 성공한다면 에너지 손실 없는 전력 수송이 가능해 자기부상열차, 전력수급난 해결, MRI와 같은 의료용 진단기기에도 혁신을 가져올 전망이라고 학계에서는 예측했다.

이번 연구를 지휘한 연세대 김근수 교수는 “불규칙하게 배열된 이종 원자들과의 충돌 효과로 유사갭을 설명할 수 있다”며 “고온초전도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더퍼블릭 / 임준 기자 uldaga@thepublic.kr 

더퍼블릭 / 임준 uldaga@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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