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 자필 진술서 왜 나왔나 봤더니‥분양수익 3000억 ‘내분’ 있었다

‘녹취록’, 자필 진술서 왜 나왔나 봤더니‥분양수익 3000억 ‘내분’ 있었다

  • 기자명 김미희
  • 입력 2021.10.0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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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대장동 개발사업 로비·특혜 의혹 사건 관련 핵심 인물인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녹취록과 더불어 양심선언서에 가까운 자필 진술서도 넘기고 사라진 가운데 이 녹취록의 ‘내용’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정 회계사를 소환조사하면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의 대화가 담긴 녹취 파일, 돈다발이 찍힌 사진, 자술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4일 <중앙일보>가 단독으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정 회계사가 자신의 처벌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김만배 화천대유·천화동인 1호 대주주, 유 전 본부장 등과 대화를 녹취한 파일 등을 제추한 것은 화천대유의 추가 3000억원대 아파트 분양 수익에 따른 내부갈등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성남의뜰은 2020년 말까지 1단계 택지 및 상업용지 분양 수익으로 5903억원을 배당했고, 최대주주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주주협약상 확정이익 1830억원만 받고 초과이익은 전부 민간사업자에 배당했다. 그 결과 개인 투자자 7명이 자신의 지분 비율대로 4040억원을 나눠 가지면서 불만이 터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공개된 녹취록 등에 포함된 의혹에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사진)씨와 유 전 본부장, 정 회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자인 남욱 변호사 등 핵심 인물 4명이 정관계 등에 벌일 로비자금 350억원을 갹출하는 문제를 놓고 언쟁을 벌이는 내용과 로비 대상 리스트가 담겼다는 설도 있다.

또 화천대유의 입출금 내역 중 약 80억원의 용처를 알 수 없는 자금의 책임 소재를 놓고 4명이 다퉜다거나 배당금 4040억원과 아파트 분양수익을 어떻게 분배할지 논의했다는 내용, 10억원대의 자금을 성남 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에게 여러 차례 나눠서 전달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는 말도 나온다.

또 <중앙일보>에 따르면 정 회계사가 대장동 녹취록을 만든 배경에 ‘대장동 사업 공동경비 사용이 화천대유의 분양수익 처분 문제’라고 지목했다.

<중앙일보>는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의 말을 빌려 “화천대유로 아파트 분양 수익이 예상외로 3000억원 넘게 들어오자 남욱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추가 배분을 요구했는데, 김만배 회장이 자신이 공동경비로 주도적으로 처분하겠다고 거부하며 큰 갈등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 유동규 전 본부장이 중재에도 나서고 정 회계사의 뺨을 때리는 일도 발생한 것”이라며, 결국 정 회계사가 반발해 이들의 대화를 녹취하고 검찰에 제보했다는 것이다.

천화동인 1∼3호는 김씨가 최대주주인 화천대유와 김씨의 아내, 누나가 대주주로 올라있으며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는 남욱 변호사, 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는 정영학 회계사로 알려져 있다.

다만 검찰은 정 회계사가 자신에게 유리한 녹취 파일이나 자료를 제출했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면서 녹취록의 진위를 따지고 있다. 녹취 파일을 전달한 정 회계사는 잠적한 상태다.

이에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씨 측은 녹취록 외부 유출 가능성이 없다고 자신하며 의혹들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퍼블릭 / 김미희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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