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출자제한’ 진입 유력한 세아그룹, 과도한 내부거래로 오너3세 승계자금 마련 의혹…실적 급감에도 배당 ↑

‘상호출자제한’ 진입 유력한 세아그룹, 과도한 내부거래로 오너3세 승계자금 마련 의혹…실적 급감에도 배당 ↑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2.04.1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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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네트웍스,내부거래 비중 5년간 46%

국내 철강 기업인 세아그룹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지주사의 100% 자회사 세아네트웍스가 최근 5년간 절반에 달하는 매출을 그룹 계열사들을 통해 올렸기 때문이다.

그룹 내 IT솔루션 등을 담당하는 계열사 세아네트웍스는 과거 경영효율성과 시너지 효과 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적분할과 합병을 단행했지만, 이후에도 내부거래 비중은 개선되지 않았다.

특히 지난 2020년 세아네트웍스에서 인적분할돼 지주사의 자회사로 편입된 브이엔티지(VNTG)는 분할을 단행한 연도 기준 내부거래 비중이 97%에 달하면서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세아네트웍스가 오너 3세들의 경영승계를 위한 자금 마련 창구로 활용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20년 138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세아네트웍스가 배당금 명목으로 지주사인 세아홀딩스에 380억원 상당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세아홀딩스 또한 순이익이 급감했음에도 배당금을 올리는 등 실적 흐름과 관련없는 배당성향을 보이면서 오너 3세들의 승계 자금을 위한 창구로 활용된 게 아니냐는 관측에 신빙성을 더했다.

이에 <본지>는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막대한 세아그룹의 내부거래 비중, 실적과 관련없는 지주사와 계열사들의 배당성향, 오너 3세들의 승계자금 출처에 대해 짚어봤다.


▲세아그룹 지배구조 (그래픽=신한나기자)


세아네트웍스,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논란…내부거래 비중 5년간 46% 달해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세아홀딩스의 자회사 세아네트웍스가 과도한 내부거래로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아네트웍스는 세아그룹 내 주요 사업과 연계한 IT솔루션을 제공하는 계열사로, 지주사인 세아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앞서 세아네트웍스는 지난 2020년 6월 ITO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회사 VNTG를 설립했다. 그룹 디지털전환 업무를 전담하고 IoT(사물인터넷)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등 IT 기술과 접목시키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지난 2019년 연매출 1000억원을 기록했던 세아네트웍스의 매출은 2020년 253억원까지 급락했다.

지난해 4월에는 세아엔지니어링의 공기압축기 및 터보블로워 제조·설치 사업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문과 세아네트웍스가 합병하면서 매출을 606억원까지 끌어올려 일부 반등에 성공했다.

문제는 경영효율성 증대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분할과 합병을 단행했음에도 지난해 올린 매출의 절반가량이 내부거래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 세아네트웍스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7년 46.04% ▲2018년 51.96% ▲2019년 49.93% ▲2020년 44.39% ▲2021년 39.94%로 평균 46.45%에 달한다.

세아네트웍스는 그동안 세아홀딩스, 세아베스틸, 세아제강, 세아창원특수강 등 대부분의 계열사들과 내부거래를 이어왔는데, 계열사간의 주요 거래는 모두 경쟁계약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더욱 짙어졌다.

이 밖에도 세아홀딩스가 88.03%의 지분을 보유한 VNTG는 인적분할 직후 153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중 내부거래 비중은 97%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엔 매출 314억원 중 216억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규모가 5조원이 넘는 대기업 오너일가 지분이 20% 이상인 계열사, 그 계열사가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자회사 가운데 계열사 매출이 200억원이상이거나 전체 매출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12%가 넘어가면 자회사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적용받는다.

세아그룹은 지난해 자산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올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될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에 일감을 집중시켜 계열사 매출을 늘리는 방식이 사실상 편법 증여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왼쪽)과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사장

‘과도한 내부거래’ 세아네트웍스, 오너 3세 경영권 승계 실탄으로 쓰이나


실제로 세아네트웍스가 세아홀딩스에 지급하는 배당금 상당 부분도 경영승계 자금으로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20년 138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세아네트웍스가 배당금 명목으로 모회사인 세아홀딩스에 380억원 상당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또 다른 완전 자회사 세아에삽은 지난 2018년 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세아홀딩스에 중간배당 약 100억원, 결산배당 40억원을 지급하면서 지배 회사에 유리한 방향의 결정이 내려졌다.

세아엘앤에스 역시 3년 평균 59.8%의 배당성향을 기록하는 등 순이익의 절반 이상이 지주사 수익을 지원했다. 지주사 및 오너일가 개인의 지분율 합계가 50% 이상인 세아베스틸이나 세아제강도 지주사 위주의 배당 정책이 실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는 세아그룹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자리잡았다고도 볼 수 있다.

현재 세아그룹은 현재 오너 3세 사촌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아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종덕 회장에 이어 고(故) 이운형 회장이 세아홀딩스, 이순형 회장이 세아제강지주 계열을 맡았다. 현재는 이들의 장남인 이태성 사장과 이주성 사장으로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다.

실질적인 그룹 지주사인 세아홀딩스의 지분 보유량 역시 이태성 사장(35.12%)과 이주성 사장(17.95%)의 비중이 가장 높다. 이주성 사장은 현재 세아제강지주 지분 21.63%를 가진 대주주이기도 하다. 이순형 회장도 세아홀딩스 지분 8.66%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총수일가의 높은 지분보유량 역시 걸림돌 중 하나다. 세아홀딩스의 총수일가 지분율은 무려 75.6%(특수관계인 포함)에 달한다.

이 때문에 자회사인 세아네트웍스와 VNTG는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는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사익편취 규제 대상 기업으로 편성됐다.

일감몰아주기가 인정되면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총수일가 1인이 본인, 자녀, 친족 등 특수관계인이 얻는 간접적 이익에 관해 증여세와 공정거래법상 과징금이 부과되고 횡령, 배임 등으로 형사고발 될 수도 있다.

▲세아홀딩스 주요주주 배당수익 (2018-2021)


세아홀딩스, 실적 흐름 상관없는 무분별한 배당성향…실적 감소에도 배당 ↑

이처럼 자회사의 높은 배당성향에도 불구하고 그룹 지주사인 세아홀딩스는 총수일가가 막대한 지배력을 가진 만큼 실적 흐름과 상관없는 듯한 배당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4년간 당기순이익 규모가 가장 컸던 지난 2019년에는 18.4%의 배당성향을 보이면서 가장 낮았지만, 순이익이 가장 낮았던 2020년에는 31.3%로 배당성향이 가장 높았다.

특수관계자에 대한 차등 배당을 하지 않은 데다 소액주주의 지분율도 한자릿 수에 불과해 주주 환원정책으로 보기에도 어렵다.

이에 <본지>가 최근 4년간 세아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결의된 주당 배당금으로 오너 일가 등이 챙길 수 있었던 배당금 규모를 확인해본 결과, 매년 80억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지난해 실적에 따른 올해 배당금은 100억원에 달했다.

특히 세아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이태성 대표에게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총 137억원의 배당금이 지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해 평균 30억원 이상의 배당이 결정됐으며, 올해는 약 40억원의 배당금을 챙길 것으로 추산됐다.

세아그룹은 현재 공시대상 기업집단이지만 올해부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소속 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과도한 그룹 내 총수일가의 지배력과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시급히 해소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재계 한 관계자는 “세아그룹은 지난 2016년에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내부거래 공시위반이 적발된 바 있다”며 “상호출자제한 기업으로 지정된다면 국세청이나 공정위의 집중적인 감시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아그룹 측은 보도 이후 <본지>에게 IT 및 SI 서비스의 경우 업의 특성상 사업의 민감한 정보와 구체적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기술 보안상의 이슈로 외주 업체에 서비스를 의뢰하는 부분에 보안 리스크가 있다"며 "다만 VNTG 및 세아네트웍스 등은 선제적으로 신사업 등을 통해 내부 매출비중을 지속해서 낮추는 등 균형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더퍼블릭 / 최태우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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