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고 중국 떠오른다”…코로나 이후 국제 경제 향배는

“미국 지고 중국 떠오른다”…코로나 이후 국제 경제 향배는

  • 기자명 김수영
  • 입력 2020.05.1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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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측)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김수영 기자] 코로나19(COVID-19) 이후 공장에서 자동화와 안면인식 기술의 도입이 빨라질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가 중국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며 미국 따라잡기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2007~2013년 사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국 GDP는 연평균 5.3%p 상승했다. 2007년 미국의 4분의1 수준도 안되던 중국 GDP가 6년 뒤인 2013년 미국의 절반 수준까지 따라 붙었다. 2014~2019년 사이에는 다소 정체기를 겪었지만 올해부터 이 비율이 다시금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왜 중국인가

그동안 무형 산업은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으로 대표되는 미국이 주도해왔다. 유형 산업 역시 1950~1960년대 미국의 인프라 투자와 1980년대 일본 제조업, 1990년대 미국 IT설비투자 위주였다.

중국의 경우 2000년대 들어 도시화와 함께 본격적인 인프라 확장에 나섰는데,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환경 속에서 5G 기술과 안면인식 기술을 핵심으로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 됐다. 또 그동안 감시가 일상인 중국의 체제 하에서 인권문제는 늘 국제사회에서의 지탄거리였는데, 코로나19를 계기로 강력한 중앙정부의 역할이 강조됨에 따라 그동안의 제약 역시 약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는 급성장세를 보이는 신흥국들이 미국이 아닌 중국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전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으로 자유무역 이익이 줄어든 주요 신흥국은 미국식 정치·경제 체제에 편입하려는 욕구보다 중국식 국가자본주의를 모방할 유인이 크다”고 봤다.

달러 약세와 중국의 시도

2018년을 기준으로 세계 GDP는 약 85조 9천1백억 달러다. 같은 기간 미국의 GDP는 20조5천4백억 달러로 전 세계의 약 23.9%를 차지한다. 게다가 기축통화국으로서 미국은 전세계 달러의 67%를 보유 중이다. 그러나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에 따라 신흥국들은 자신들의 경제블록을 구성하고 다른 통화로 결재를 선호할 유인을 갖게 된다.

또한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한국·스웨덴·호주·뉴질랜드·브라질·멕시코 등 주요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왑을 체결하고 RP(환매조건부채권)를 매입했는데, 통화스왑 계약은 대부분 선진국 중앙은행과 맺어졌고 미 국채 비중이 적은 신흥국들은 연준의 RP매입 효과도 보지 못했다. 이를 연역하면 장기적으로 달러의 위상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안 연구원은 “지금은 경기침체 우려가 나타날 때마다 달러 수요가 몰리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났지만, 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가 달러 약세와 위안화 강세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구조 상 변화와 체질 개선한 중국 경제

한편 코로나19 사태는 산업구조의 전반적인 변화마저 불러올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변화는 해외직접투자 감소와 자동화 확대다.

먼저 사람 간 접촉을 피할 수 있도록 공장을 최대한 자동화 시켜 우발적인 사태에도 대비한다는 것이다. 향후 또 다른 전염병이 유행하더라도 걱정을 덜 수 있고, 기업으로서는 인건비 절감 효과마저 누릴 수 있다.

1인당 산업용 로봇 대수에서 중국은 아직 하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증가속도는 빠른 편이다. 중국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2015~2019년 사이 중국의 산업용 로봇 대수는 5배 이상 늘었다.

한편 중국 경제는 이미 해외직접투자 의존도로부터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2001년 이후 급증하던 외국인들의 대중국 투자는 현재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된 2018년부터는 빠른 속도로 줄었다.

현재 중국 GDP 대비 외국인 직접투자 비중은 1%로 추정되고 있지만 이를 코로나19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은 섣부른 것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통제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발원국인 중국이 미국이나 유럽 등지보다 안전한 국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여전히 제조업 기반을 가지고 있어 기업들로서는 남아있는 편이 유리하게 작용한다.

중국의 빠른 공장 자동화와 외부충격을 통제하는 강력한 중앙정부 체제가 유지된다는 점은 다국적 기업들의 리쇼어링(본국으로 철수)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의 근거가 된다. 장기적으로 공장 자동화가 현지 생산을 가속시킬 수 있으며, 이 경우 해외직접투자는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 세계 인구 5분의 1이라는 수요자의 존재는 기업에게 있어 분명한 메리트다.

안 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이 우위를 갖고 있는 5G와 안면인식 기술도입의 확장,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공장 자동화와 향후 나타날 선별적 해외직접투자는 중국에 유리한 여건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코로나 위기 이후 중구그이 미국 따라잡기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 (사진=연합뉴스)

남아 있는 불안요소

그러나 여전히 세계 경제의 패권을 쥐고 있는 것은 미국이다. 특히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슬로건을 걸고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이 중국을 어떤 식으로 압박할 지는 여전히 남아 있는 ‘변동성’이다.

2018년 중국에 대한 관세전쟁을 개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1월 맺은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상황에 따라 무역분쟁을 재점화할 수 있다고 지난 3일 밝힌 바 있다.

더퍼블릭 / 김수영 기자 newspublic@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수영 newspublic@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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