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까지?…은행 떨어져 나가는 韓 관치금융 문제있나

씨티까지?…은행 떨어져 나가는 韓 관치금융 문제있나

  • 기자명 김은배
  • 입력 2021.02.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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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김은배 기자] 금융당국의 관치금융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씨티그룹 미국 본사의 한국 철수설까지 제기되면서 떨어지는 한국시장의 매력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는 업계 일각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빅테크 육성 무드에 기존 시중은행들이 차별받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한 고통분담차원의 부담이 은행들에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영역 정리를 검토 하고 있다. 먼저 거론되는 것은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 매각이다. 한국씨티은행을 비롯해 외국계 은행의 매각설은 수차례 돌았다. 실제 HSBC는 사업성 부진을 이유로 2013년 소매금융을 정리했고 SC제일은행의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최근 들어선 높은 강도로 행해지는 금융당국의 규제가 외국계 은행의 발디딜 곳을 없애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월별로 압박하면서 한국씨티은행도 신용대출 금리를 올리게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자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할 것을 은행에 일률적으로 권고하는 등 규제 강도도 높아졌다. 중소기업 지원책의 일환으로 이자 유예 등 조치도 시행 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씨티은행은 오래된 사건인 키코(KIKO) 건으로도 금융감독원이 배상을 권고해 어려움이 가중되기도 했다. 이같은 추세에 국내에선 관치금융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금융당국의 개입은 국내보다도 영미권 정서와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근래 4차산업혁명 무드와 맞물려 빅테크까지 대형 은행이 독점하던 소매금융 시장에 진입하면서 은행들의 부담이 늘어나며 한국씨티은행은 5년 새 점포 수를 3분의1로 감축하는 등 사업 축소를 진행했다. 작년 3분기 기준 점포 수는 43개로 5년 전(134개) 대비 68% 급감했다. 아울러 2016년 캐피탈 자회사, 2017년 신용정보 자회사, 2019년 서울 중구 본점 등을 연이어 매각했고 은행 사업을 자산관리(WM), 기업금융에 특화하는 방향으로 재편에 나섰다.

한편, 한국시티은행의 철수설이 돌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자산시장에 경쟁력이 있는 만큼 외국계 은행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해볼 것”이라고 했다. 그간 제기돼 온 강도 높은 규제가 문제라는 지적과는 동떨어진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은 위원장은 “외국계 은행이 오고 안 오는 문제는 결국 비즈니스 모델 때문”이라며 “한국경제가 활력을 찾고 좀더 많은 비즈니스가 생기면 외국계 금융회사에 매력적일 것”이라고 규제완화가 아닌 사업모델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더퍼블릭 / 김은배 rladmsqo052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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