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삼중수소’ 분리기술 실마리 잡아…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대응

국내 연구진, ‘삼중수소’ 분리기술 실마리 잡아…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대응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04.0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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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국내 연구진이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를 기존보다 낮은 비용으로 걸러낼 수 있는 기술의 실마리를 잡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상국립대 오현철 교수와 독일 뮌헨공대 박지태 박사 연구팀은 7일 금속과 유기 골격체를 사용해 조건에 따라 내부 기공이 팽창하는 독특한 다공성 물질을 제작, 수소와 중수소의 확산속도 차이가 고온에서 더욱 커지는 현상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같은 원소지만 중성자가 더 많아 무거운 동위원소가 다공성 물질 안의 좁은 공간을 가벼운 동위원소보다 더욱 빠르게 확산하는 성질을 이용해 동위원소들을 분리하려는 연구가 이뤄졌다.

하지만 영하 254도에 이르는 극저온에서만 확산속도 차이가 발생해 값비싼 액체헬륨을 사용해야 했다. 다만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분리기술을 적용한다면 영하 194도까지 끌어올려 액체질소로 대체할 수 있게 되면서 경제성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는데, 삼중수소를 제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이를 기준치 이하로 희석해 방류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동위원소는 원자번호가 같지만, 중성자의 개수가 다른 원소들을 말한다. 대부분의 수소 원자핵은 양성자 하나지만, 수소의 동위원소 중수소는 양성자와 중성자 하나, 삼중수소는 양성자와 중성자 두 개로 핵이 구성된다.

당초 이를 ‘운동 양자체 효과’를 이용해 분리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영하 254도에 이르는 극저온에서만 이 같은 확산속도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나기에 고가의 액체헬륨을 사용해야 했다.

특히 단단한 구조의 다공성 소재는 액체질소 온도에서는 수소와 중수소의 확산속도 차이가 없어 분리가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나 연구팀이 제안한 유연한 구조의 다공성 소재에서는 액체헬륨보다 60도가량 높은 액체질소 온도(영하 196도)에서 수소와 중수소의 확산속도 차이가 3배 이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수소와 중수소가 ‘유연성 금속-유기 골격체’의 기공 안으로 들어가면 기공 구조가 1차 확장되고, 이후 중수소에 의해 기공의 유연 구조가 선택적으로 반응하면서 2차 확장이 일어나 여분의 공간이 중수소에만 확보돼 이동속도가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액화천연가스 온도(영하 160도), 드라이아이스 온도(영하 78.5도), 궁극적으로는 상온으로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오현철 교수는 “현재까지 개발된 오염수 내 삼중수소 처리기술은 경제성이 낮아 일본은 오염수를 희석해 바다로 방류하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 연구 성과가 더 실용적인 수소 동위원소 분리기술을 개발하는 데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 연구는 높은 농도의 중수소 기체 분리 가능성을 검증한 것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같은 낮은 농도의 삼중수소 액체 분리에 적용하려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이날 신소재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표지논문에 선정돼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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