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국 칼럼]또 다시 ‘탄핵(彈劾)’

[조병국 칼럼]또 다시 ‘탄핵(彈劾)’

  • 기자명 조병국 더퍼블릭 논설위원
  • 입력 2020.12.2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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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

[더퍼블릭 = 조병국 더퍼블릭 논설위원] 탄핵이란 조선왕조 시대 관리의 규율을 감찰하던 기관인 양사(兩司-사간원, 사헌부)에서 관리의 비리를 논박하던 일이었다.

국가의 근간인 관료제도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는 기능이었으나, 후대에 가서는 주로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근거한 풍문 탄핵이 주류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탄핵은 상대방 당파의 정적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변질되어 국가의 쇠망을 초래하였다.

현재 탄핵 관련 규정은 헌법 제62조에 명시되어 있다. 일반적 사법절차로는 소추나 처벌이 어렵거나 임기가 보장된 고위급 공직자 등 그 대상자와 절차를 규정해 놓았다.

요새 민주당의 일부 인사들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요구를 보며 ‘탄핵’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본다.

그 최전선에 서 있는 이가 김두관 의원이다. 이미 법원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 정지를 무효 선고하였고 문재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까지 한 사안에 대하여 이렇게까지 강하게 탄핵을 요구하는지 그 진의에 의구심이 든다.

간명하게 김두관 의원은 윤석열 탄핵을 자신의 선거전략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도 탄핵에 대한 무리와 역풍을 우려하고 있고, 설사 국회에서 통과가 되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는 부결될 것이라고 누구나 예상하는 현 상황에 역행하면서 이런 강성 주장을 하는 이유는 결국 당내의 다수를 차지하는 친문(親文)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전략이다.

민주당 기존 1, 2위 대선후보들(이재명, 이낙연)의 지지율이 답보 중이고 유력한 차기 후보였던 김경수 경남지사가 사실상 차기 대권 도전을 포기한 현황을 두고 보았을 때, 이는 더더욱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한 몸부림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앞으로 민주당 대선후보는 반드시 PK(부산, 경남)에서 나와야 이길 수 있다고 하였다 한다. 자신은 호남이었으나 좌파정권의 당선을 위한 전략적 선택을 중요하게 보라는 유훈이었을 것이다. 민주당의 호남 싹쓸이와 수도권 우세에 영남의 반쪽을 흔들어 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셈법이다.

과연 김두관 의원이 주창하는 ‘탄핵’이 진정 국민을 위한 탄핵일까.

그가 말하는 탄핵이 김대중 전대통령의 셈법대로 PK출신으로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되어 차기 대권을 쥐려는 수단이거나, 높은 국민적 지지도를 보이며 차기 대선 주자로 떠오른 경쟁상대를 제거하려는 수단인 것은 아닌지. 이에 관한 판단은 결국 대한민국의 헌법적 절차와 국민의 현명함에 달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조병국 더퍼블릭 논설위원 webmaster@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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