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고려아연, 공무원 매수 수질 조작 의혹 등 잇단 악재에 골머리

설상가상 고려아연, 공무원 매수 수질 조작 의혹 등 잇단 악재에 골머리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1.05.31 14:31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고려아연 홈페이지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아연과 납, 구리 등을 생산하는 비철금속 제련회사인 고려아연이 공무원을 매수해 폐수 수질을 조작해 온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폐기물 매립장 조성 특혜 의혹에 이어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하는 등 잇단 악재에 시달리는 모양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전 9시 34분경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읍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컨테이너 청소 작업을 하던 40대와 30대 노동자 2명이 쓰러졌다.

두 사람은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소방당국은 이들이 재처리 공정 관련 컨테이너를 청소하던 중 유독 가스를 흡입해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 안전 관리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올해 2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포함될 정도로 산재사고가 잦은 곳이다.

지난 2016년 6월에는 설비 보수공사 중 황산 누출로 협력업체 노동자 2명이 사망했으며, 2019년에는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가 40m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공무원을 매수해 수년에 걸쳐 폐수 수질 수치를 조작해 온 혐의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울산지방검찰청은 지난 26일 오전 9시부터 검사와 수사관 등 7명을 투입해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환경관리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한다.

고려아연은 지난 2017년 폐수에 함유된 특정 중금속 허용량이 기준치를 초과하자 측정업체와 울산보건환경연구원 연구사 등에게 뇌물을 건네는 등 검사 결과를 조작했다는 것.

검찰은 이에 앞서 지난 25일 울산시청 환경보전과와 울산보건환경연구원 수질연구과를 압수수색 한 바 있다. 검찰은 혐의를 받고 있는 공무원들에 대한 계좌 추적도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폐수 수질 측정치 조작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에 대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고려아연의 ‘폐기물 매립장 설치 특혜 의혹’도 제기됐다.

울산시가 고려아연의 폐기물 매립장 조성계획을 2개월 만에 허가하면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울산시의회 서휘웅‧한성환‧최윤성 시의원은 지난 26일 울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은 공장 설립 이후 안전사고와 폭발, 화재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2016년 5년간 3000억을 투자해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또 다시 사망 및 중상 사고를 냈고, 2018년 화재사고에 이어 2019년에도 폭발사고가 발생했다”며 “2021년 2월 발표한 고용노동부 사망재해 발생 등 예방조치의무 위반사업장 명단에 올라간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수십 년간 반복된 폭발·화재·안전사고를 유발하며 말 뿐인 사과와 제대로 된 대책 한번 마련하지 않은 고려아연은 이제라도 책임지고 울산시민을 위해 폐기물 매립장 조성 계획을 포기하라”며 “작은 약속도 지키지 않는 기업이 독극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매립하겠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울산시는 고려아연에 폐기물 매립장을 승인해 준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울산시는 폐기물 매립장을 위한 용도 변경은 할 수 없는 방침에도 주민 동의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단 2개월 만에 고려아연에 승인을 해줬다”면서 “‘자가매립장’이라는 말은 정식 용어도 아닌데 이에 대한 승인은 지난해 7월 말 개발계획 변경 신청부터 9월 말 승인 협의 완료까지 단 2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3년 간 의정 경험상 행정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매립지 역시 자가매립장이라지만 공장부지에서 2km나 떨어져 있어, 법적으로 존재하지도 않는 자가매립이란 용어로 특혜의혹을 무마하려 하고 있다”며 “전체 매립량을 축소하는 식의 쪼개기 환경영향평가가 아닌 전체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새로 실시하고 대기와 수질, 토양 등 환경오염 여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울산시는 현재 극심한 주민 갈등을 겪고 있는 폐기물 매립시설 설치에 대한 지역주민과 시의회, 지자체가 참여하는 갈등관리협의체를 즉시 구성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무원을 매수해 수년에 걸쳐 폐수 수질 수치를 조작했다는 의혹 및 폐기물 매립장 설치 특혜 의혹 등과 관련, 고려아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는 바 없다”며 애써 말을 아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