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검토 애초부터 없었다”…청해부대서 드러난 軍당국의 ‘부실한 민낯’

“접종·검토 애초부터 없었다”…청해부대서 드러난 軍당국의 ‘부실한 민낯’

  • 기자명 최얼
  • 입력 2021.07.2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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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얼 기자] 소말리아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던 청해부대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진 와중에,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이 받은 자료가 공개 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해당 자료 어디에도, ‘해외 파병중인 부대’에 대한 백신대처 계획이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22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최근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질병관리청과 국방부에서 받은 자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국방부가 최초 수립한 ‘군 코로나19 예방접종 시행 기본계획’에는 접종 우선순위 1순위를 의무부대, 2순위를 필수작전부대로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군 내 1분기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에서는 의무부대 만 포함됐다.

아울러 청해부대 작전을 지휘하는 합동참모본부는 국방부에 백신 접종 소요를 한 번도 문건으로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무대왕함은 해군 소속이지만 출항 이후엔 합참의 지휘를 받으며, 파병 현장의 인원·장비 현황 보고도 합참이 받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합참이 해외 파병 군대에 집단 감염 사태에 대비한 우발 계획을 수립해 장관에게 보고하지 않는건 올바르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국방부는 수차례 작성한 코로나 백신 접종 계획 문건에서도, 청해부대의 백신접종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문무대왕함 출항(2월 8일) 전인 지난 1월 작성해 하달한 ‘코로나 예방접종 시행 기본 계획’에서 필수작전부대를 2순위 접종 대상으로 적시 한 바 있다. 그러나 청해부대와 같은 파병중에 있는 부대에 대한 별도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4월에 수립한 ‘코로나 예방접종 2분기 시행계획’에서도 ‘파병 예정 부대’에 대한 접종 계획만 포함돼 있었다.

이에 국방부는 4월 질병청에 ‘해외파병부대 등에 대한 코로나 접종 의견 회신 요청’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육상 주둔군이 파병대상국에서 백신을 제공받는 계획만 수립했을 뿐, 아프리카 해역 전역에서 작전하며 함내에서 생활하는 청해부대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었다.

이채익 의원은 국방부와 질병청이 지난 19일 “파병부대 접종을 구두로 협의한 바 있으나 청해부대를 특정해서 협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데 대해 “청해부대를 제외한 채 협의해놓고 당국이 말장난을 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301명의 부대원 가운데 270명(90%)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확진된 청해부대 부대원들은 현재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뒤 격리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음성 판정을 받은나머지 30명의 경우 경남 진해 해군시설로 이동해 14일간 격리된다.

해군은 전날 34진 장병 가족에 보낸 서신에서 "치료와 격리가 완료된 장병들은 건강 회복 프로그램, 신체검사, 예방접종 등을 실시한 후에 휴가 예정"이라며 "일정 기간 격리가 불가피함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미지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3@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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