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장사에 ‘한국시장 철수 후보 1위’ 재규어랜드로버…‘보증 수리 고객’에 문제점 직접 증명해라?

배짱장사에 ‘한국시장 철수 후보 1위’ 재규어랜드로버…‘보증 수리 고객’에 문제점 직접 증명해라?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08.0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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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전문성 의심돼 무성의하고 고압적…랜드로버 구매, 진심으로 후회”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가 판매한 차량에서 엔진 경고등이 점등돼 서비스센터를 방문한 고객을 상대로 무성의하고, 고압적으로 대응했다는 제보가 들어와 논란이 일고 있다.

소비자는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 공식서비스센터가 자신의 차량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라는 식의 대응을 했으며, 보증기간 내 발생한 문제임에도 대차를 해주지 않아 렌터카를 이용했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재규어랜드로버 차량의 품질이 좋지 않고, 서비스 대응에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해왔다.

이 때문에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 3월 직접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은 문제점들을 시인하고 개선해나가겠다고 했지만, 대응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본지>는 재규어랜드로버 차량의 품질 논란과 공식서비스센터의 정비 실태에 대해 짚어봤다.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 공식서비스센터 전문성 의심돼”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모델을 소유한 A씨는 지난달 9일 도로 주행 중 엔진경고등과 굉음, 하부 이상 소음 등이 발생해 ‘재규어랜드로버 브리티시오토 서비스센터 평촌점’에 입고했다. 이 차는 지난해 7월에 구매한 차량으로 비교적 신형에 속한다.

당시 A씨는 주행 중 엔진경고등과 굉음 등이 발생한 사실을 서비스센터 측에 전달했지만, 서비스센터 어드바이저와 수리직원의 대응에 말문이 막혔다고 한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서비스센터 측은 “차량 하부 소음은 정비가 불가능하다. 소음이 더 크게 발생하면 수리를 진행하자”면서 “엔진 굉음은 자동팬이 작동할 때 발생하는 정상적인 소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서비스센터 측의 설명에 이해가 되지 않았던 A씨는 동일 모델의 차량과 비교를 요청했고, 자신의 차량에서 이상 소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서비스센터 직원에게 직접 인지시켰다고 한다.

문제는 서비스센터 직원이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에 있었다.

당시 서비스센터 직원은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불과 5분가량 운행한 후 하부 소음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성의 없는 태도로 A씨에게 응대했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센터 직원은 “센터 주변에서만 운행할 수밖에 없다”며 “차량에 이상이 없으니 수리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A씨는 차량을 판매한 전시장에 방문해 딜러와 동승 후 해당 증상을 확인시키면서 하부 소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아울러 엔진에서 발생한 굉음 역시 서비스센터에서는 “팬이 돌아가는 소리다. 정상적인 소음이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A씨는 전했다.

이 때문에 A씨는 전시장 딜러 측에게 동일한 차종을 확보해줄 것을 요청했고, 결국 서비스센터 측은 엔진 작동 소음을 비교하고서야 결함을 인정했다고 한다.

A씨는 이 같은 이상 증상을 서비스센터 측에 인지시키는 과정에서 4주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호소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뿐만 아니었다. 수리를 마치고 차량을 인도받은 A씨는 운행한지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동일한 증상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결국 A씨는 서비스센터에서 차량을 인계 받은 다음날 또다시 재입고 했다.

그러자 서비스센터 측은 A씨에게 “영국 본사측에 해당 사안에 대해 전달했다”며 “본사에서 회신이 올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장기간 차량 수리도 문제되지만, 서비스센터 CR담당자는 고객을 분노하게 한다”면서 “차량을 구매한지 불과 1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한 번의 사과도 없을뿐더러 무성의하고, 고압적인 말투로 일관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랜드로버 차량을 구입할 당시 주변의 대다수 지인들이 랜드로버 차량의 잦은 고장과 서비스문제 등을 충고하면서 구매를 만류했다”며 “현재 랜드로버를 구매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후회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의 입장과 해명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디스커버리 스포츠(사진제공=연합뉴스)

1억원 호가 재규어랜드로버, 2년간 30번 정비…서비스 무책임

이처럼 재규어랜드로버가 고객 대응과 애프터서비스 등에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 2018년 재규어 XJL모델은 구매한 B씨는 지난 2년간 30번 넘게 AS를 진행하면서 차량을 제대로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B씨는 차량을 구매한 후 지난 2년간 30번 이상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서비스센터가 차량 문제에 대해서 정확한 진단을 하지 못해 수 차례 방문했다는 것이다.

특히 차량 수리에 통상 1~2주가 소요되는 만큼 지난 2년간 6개월 이상은 차량을 운행하지 못했음에도 재규어랜드로버 측에선 별다른 보상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B씨의 화를 키웠다.

앞서 B씨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지속적으로 엔진 경고등이 점등되면서 수 차례 서비스센터를 방문했지만, 수리를 완료했다는 서비스센터 측의 말과 달리 동일한 증상이 잇따라 반복됐다.

이 때문에 B씨는 해당 기간에 하루 7~8만원을 주고 렌터카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당시 재규어랜드로버의 서비스센터에서는 차량의 문제점에 대해 명확한 진단을 하지 못해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의 조치만 진행하다가 엔진부 누유 문제를 발견했다.

서비스센터 측은 엔진에 유입되는 공기를 제어하는 스로틀 바디에 이물질이 축적돼 엔진 오일이 역류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서비스센터 측에선 스로틀 바디와 엔진 로커암 커버를 교체해 문제를 해결한 듯싶었으나,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엔진 경고등이 또다시 점등됐다.

이 때문에 B씨는 다시 한 번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는데, 무상수리 보증기간임에도 190만원의 수리비가 청구됐다.

B씨는 차량 구매 당시 받은 20만km 무상보증혜택 대상이었지만, 서비스센터 측에선 명확한 설명 없이 수리 부위가 특수하다는 이유로 비용을 청구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B씨는 “30번 넘게 수리한 것은 둘째 치더라도 앞으로 같은 일이 반복될텐데 정상적인 운행이 가능하겠냐”며 “차량 문제로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 반 동안 렌터카를 이용해야 했음에도 재규어랜드로버 측은 대차서비스 등의 보상을 제공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량에서 엔진부 이상증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무상 보증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수입차 전성시대에 나홀로 판매량 급감한 ‘재규어랜드로버’…‘서비스 품질 심각’

이 때문에 과거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매니아층을 사로잡았던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해를 거듭할수록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앞서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 3월 제품과 서비스 품질문제로 판매실적이 급락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했다. 아울러 이 같은 문제를 적극 개선해 재도약에 나서겠다는 다짐도 했다.

하지만 최근 집계된 판매실적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암울한 현실을 그대로 고증하고 있다.

지난달 초 공개된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3669억원에 그쳤다. 지난 2019년 6750억원을 기록했던 매출보다 45.6% 감소한 것이다.

특히 1조원을 웃돌았던 지난 2018년과 2017년 대비 더욱 초라한 수준으로 추락했다. 신차판매 매출의 경우 지난 2019년 대비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영업이익 역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2019년 626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에는 100억원으로 급감했다.

올해도 상황이 나쁘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전월 대비 8.8% 증가한 2만6191대다.

상반기(1~6월) 누적대수로는 14만7757대로, 작년 동기(12만8236대) 대비 15.2% 급증한 수치다.

이처럼 국내에선 수입차 전성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와는 전혀 무관한 얘기다.

특히 재규어는 월간 수입차 판매량에서 두 달 연속 최하위를 차지했다. 지난 6월 국내 시장에서 신규 등록된 재규어 차량은 불과 24대로, 한국시장에서 철수해 판매량 0대를 기록한 인피니티와 닛산을 제외하면 사실상 꼴찌다.

랜드로버의 판매량 역시 급감하는 추세다. 지난 2018년 1만1772대에서 2019년 7713대, 2020년 4801대로 2배 이상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 역시 1420대로 수입차 호황에 SUV 유행을 감안한다면 더욱 처참한 수준이다.

▲사진출처=한국수입자동차협회


이 같은 실적 감소에 로빈 콜건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 대표이사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뢰할 수 있는 고객서비스뿐만 아니라 역량 있는 인력 확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한국시장에서 고객이 기대하는 서비스를 충족하지 못한 것을 알고 있고, 이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로빈 대표의 발언이 무색하게도 서비스센터의 대응 및 전문성과 차량 품질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재규어랜드로버의 운영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판매 실적이 더욱 감소하면서 결국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닛산과 동일한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더퍼블릭 / 최태우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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