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 국가에 미군 배치 재검토…“한국도 적용 대상”

美의회,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 국가에 미군 배치 재검토…“한국도 적용 대상”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0.12.0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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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미 의회가 중국의 통신장비 및 기술을 사용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미군의 병력이나 병기를 추가 배치할 때 재고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국내에서도 일부 통신업체가 부분적으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 안에 중국 업체들의 5G 기술이 사용되는 국가에 군대와 장비를 보내는 것을 재고해야 한다는 내용의 새 조항을 추가했다.

미국의 이 같은 법안 마련 이유는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 및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미 국방부가 부대와 장비 등 전력을 해외에 배치할 때 해당 국가의 5G 네트워크가 인원, 장비, 작전에 끼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대표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와 ZTE의 위험성을 지목했다.

이는 미군뿐만 아니라 가족이 화웨이와 ZTE를 사용하는 통신망에 직접 연결될 수 있으면 어디나 대상이 된다. 이에 LG유플러스가 화웨이의 장비 일부를 사용하고 있는 한국도 대상에 포함된다.

이 법의 적용을 받은 미군 부대 단위는 약1000명 수준의 대대부터이며,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은 28500명으로 법의 적용범위에 속한다.

미국이 향후 한국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같은 신무기 체계나 전략·정찰 자산, 병력을 주둔시키려고 할 때 이 조항의 적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하는 한국이 대표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안보와 경제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전직 미국 정보 분석가인 랜드연구소의 수 김은 SCMP에 “이 법이 통과되면 한국과 같은 미국의 동맹국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수 있다”며 “한국은 미국과 안보 관계, 중국과 무역 동반자 관계 사이에서 끼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교가에선 내년 1월 출범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에 ‘어려운 선택’을 강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정부에 화웨이의 5G 장비를 배제하라고 요구해 왔다.

지난 7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SK텔레콤과 KT를 직접 언급하며 “깨끗한 통신사(clean carriers)”로 표현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이 철수하게 된다면, 중국과 북한에 대한 안보 위협을 크게 느끼게 될 것”이라며 “심각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 이상 한국에 투자하지 않는 현상도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미국이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장비 사용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4G 투자를 시작할 당시 화웨이 장비의 보안 문제를 제기했었다.

당시 LG 유플러스는 미국 당국과 수차례 협의를 거쳐 서울 용산구를 비롯, 수도권 미군기지 주변에는 화웨이 장비를 설치하지 않았다. 이후 미국 당국에서도 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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