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 ‘네온’ 가격 폭등...국내 중기 “설계 전문으로 타격 제한적”

반도체 소재 ‘네온’ 가격 폭등...국내 중기 “설계 전문으로 타격 제한적”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2.05.1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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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현정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반도체 필수 희귀 소재인 ‘네온’ 가격이 폭등했으나 설계(팹리스) 위주의 국내 반도체 중소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은 비껴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수입 네온 평균 가격은 1kg당 1300달러로 지난해 4월에 비해 무려 22배가 올랐다. 전월인 3월(kg당 291달러)과 비교해서도 5배 급등한 수준이다.

네온은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 중 회로기판(웨이퍼)에 패턴을 입히는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대체 불가능한 필수 소재다.

우크라이나의 희귀가스(네온·크립톤·제논 등) 생산업체 3곳은 전 세계 희귀가스 생산량의 약 70%를 담당해왔으나 러시아의 침공으로 이 생산업체 3곳 중 2곳이 생산을 중단했다. 나머지 한 곳도 생산에 위기를 맞아 네온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러나 업계는 국내 반도체 중소기업들은 설계전문(팹리스) 위주로 네온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팹리스 대표 업체로는 LG그룹 계열사인 LX세미콘, SK계열사인 사피온과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 등이 있으며 나머지 200여개 팹리스 업체들은 대부분 영세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생태계 전반이 위축되면 팹리스 업체들도 영향을 받겠지만 네온 가격 상승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고 봐야 하고 간접적인 타격도 크다고 보긴 어렵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내 파운드리(생산전문) 업체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은 3개월 정도 사용할 수 있는 네온 재고를 비축하고 있고 일정 기간 고정가격에 거래 계약을 맺은 상태로 현재로선 생산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지난달부터 네온·크립톤·크세논 등 희귀가스에 대한 할당관세(5.5%)를 면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희귀가스 공급량이 줄면서 중국산 네온이 사실상 독점을 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중국업체들은 네온 가격을 크게 올렸고 지난 3월 기준 kg당 569달러로 지난해 평균(55.2달러)의 10배를 넘어섰다.

이에 네온이 필요한 국내·외 반도체 업체나 희귀가스 유통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이 네온 가격을 크게 올렸음에도 어쩔 수 없이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당장은 네온 가격의 급등이 국내 전반적인 반도체 업체들에 영향은 없더라도 공급망의 일부에서라도 차질이 생기면 반도체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는 남아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장 충격을 받지는 않겠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국내에서 포스코와 특수가스 전문 소재기업 TEMC사가 네온가스 국산화 설비·기술개발에 성공한 바, 하반기부터는 국산 네온가스의 공급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성산업도 ASU(공기분리장치)로부터 네온을 제조하는 설비를 완공하고 시운전을 거친 상황이며, 직접 생산한 네온을 첫 수출한 이력도 있어 국내산 네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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