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통화스왑, ‘현금화’ 불안 심리 달랠 수 있나

韓美 통화스왑, ‘현금화’ 불안 심리 달랠 수 있나

  • 기자명 김수영
  • 입력 2020.03.2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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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김수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며 경제위기를 가중시키는 가운데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19일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했다.

통화스왑은 양국이 특정 시점의 환율을 계약 기간 동안 일정환율로 양국의 통화를 교환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통화스왑 계약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맺었던 300억 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는 코로나19의 확산이 글로벌 경제에 직격을 가하며 발생한 외환시장의 충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로, 현재처럼 달러가치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통화스왑 계약 체결은 외환 비상금을 마련한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의 현 외환보유고는 약 4,091억 달러로 세계9위 규모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중된 경제적 혼란이 금융시장에 계속 영향을 미칠 경우 대규모 달러를 투입할 수밖에 없어 ‘실탄’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차대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가장 기대되는 점은 투자자들의 심리적 안전선 확보다. 2008년 이래 두 번째 금융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황에 빠진 금융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인 가운데, 기축통화국인 미국과의 통화스왑 체결은 안정적인 달러 공급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19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0원 오른 1,285.7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1,280원 선을 돌파한 것은 세계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7월 14일 1,293.0원까지 오른 이후 처음이다.

한미 통화스왑 계약이 체결된 뒤 20일 오전 11시 14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259.90원에 거래 중이다.

한은은 이번 한미 통화스왑 계약은 상설 통화스왑계약으로 맺어진 미 연준, 캐나다·영국·유럽(ECB)·일본·스위스 중앙은행과의 계약에 더해 최근 급격이 악화되는 글로벌 달러 자금시장의 경색해소를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회의론도 솔솔…‘다 팔고 달러화’ 나선 투자자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월 중순 이후로 국내 및 해외 투자자들은 안전자산, 위험자산을 가리지 않고 현금화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순 그램 당 65,775.68원을 찍은 금값은 최근 낙폭을 키우고 있고, 외국인들은 전날(19일)까지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우량주식에도 순매도 행보를 이어왔다.

이날 연준은 한국 외 8개국 중앙은행과도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했는데, 투자자들의 이런 현금 확보 심리가 오히려 금융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많은 투자자가 자산 현금화, 그 중에서도 기축통화인 ‘달러 확보’에 나선다는 의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달러화는 1992년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8거래일 동안 8% 넘게 치솟은 것으로 전해진다.

달러화가 심각해지면 달러 표시 부채가 많은 국가들의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특히 신흥시장에서는 자본이 유출되며 추가적인 부담이 불가피하고, 이러한 신흥국 위기가 선진국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2008년 당시 체결해 톡톡히 효과를 봤던 한미 통화스왑과 달리 이번 통화스왑 계약은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때 890포인트까지 폭락했던 코스피는 한미 통화스왑 체결을 계기로 1년 만에 1,600선까지 올라선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미국 부동산 등 실물경제에서 시작된 위기가 금융계 전반에 타격을 가한 경우와 달리, 코로나19와 같이 실체 없는 불안감으로부터 비롯된 위기에 한미 통화스왑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미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퍼블릭 / 김수영 기자 newspublic@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수영 newspublic@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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