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장 17곳 기준으로 경기·전북·전남·광주·제주 등 5곳을 뺀 12곳을 차지하면서 전국 정치 지도를 상징색인 빨간색으로 물들였다.
민주당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기준 ‘14대 3’(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당선된 제주도 포함)의 성적을 거두며 압승한 지 불과 4년 만에 지방 권력이 전면 교체된 것이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대통령 선거의 ‘연장전’이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지 22일만에 이뤄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정권 안정론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이 선거 직전까지 내부 갈등이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이에 대한 ‘민심’을 반영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 성적표는 지난달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집권 초반 힘을 실어주려는 여론과 함께, 5년 만의 정권교체에도 선거 직전까지 내부 갈등상을 노출해 온 거대 야당인 민주당에 대한 싸늘한 민심을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민심의 무게추가 견제론 보다는 안정론을 택한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집권 초반 국정 동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민주당의 경우 거대한 내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번에 지방선거뿐 아니라 7곳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과 제주 제주을 2곳을 뺀 5곳을 확보하면서 의석수가 109석에서 114석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에 아직 여소야대 상황이기는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만큼 야당을 압박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선 패배 이어 지방선거 참패‥계파갈등 휘말리나
이에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견제를 위해 최소한의 균형은 맞춰 달라며 ‘견제론’을 들고 나왔지만 사실상 민심은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2일 민주당 지도부는 6·1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결의했다. 윤호중 위원장은 “비상대책 위원 일동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며 “지지해 주신 국민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사죄드린다. 민주당에 더 큰 개혁과 과감한 혁신을 위해 회초리를 들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새 지도부는 의원총회와 당무위, 중앙위를 거쳐 구성할 예정이지만 대선 패배의 책임부터 시작해서 이번 지방선거까지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커다른 내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무효표 처리를 놓고 ‘사사오입’ 논란이 불거진 뒤 발생한 친문(친문재인)계·친이재명계의 ‘갈등’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계파 갈등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진보당’에도 밀린 ‘정의당’‥대표단 전원 ‘총사퇴’
정의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구에 서울·경기·인천·대구·부산·경남·광주 등 7곳에만 후보를 냈지만,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했지만 4.01%의 표를 얻었으며 권수정 서울시장 후보는 1.21%, 이정미 인천지사 후보는 3.17%의 표를 얻었으며 7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구에는 후보자조차 내지 못했다.
존재감 면에서는 ‘진보당’에도 밀렸다.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원외정당인 진보당에도 밀려 더불어민주당을 잇는 진보 정당 ‘2인자’의 자리도 위태롭게 됐다.
기초단체장 후보가 전멸하고 광역·기초의원 8명만 당선된 정의당과 달리, 진보당은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김종훈 후보가 국민의힘 천기옥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으며 전남·전북·울산·충북·경기·서울에도 광역 또는 기초의원 20명이 당선되는 등의 ‘성과’를 얻어내며 정의당을 위협했다.
더퍼블릭 / 김미희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