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기관 공매도 늘리고 자동차株 살 때...개미는 “공매도 폐지” 청원

외인·기관 공매도 늘리고 자동차株 살 때...개미는 “공매도 폐지” 청원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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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코스피시장에서 공매도 거래 금액이 지난달보다 23% 늘어났다. 외인과 기관은 공매도 거래의 98%를 차지했고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삼성전자와 HMM을 타겟으로 삼은 반면 4분기 이후를 전망해 자동차 관련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 공매도 거래 금액은 일일 평균 5350억원 수준에 달해 총 4조2802억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월 거래 금액 4348억원 보다 23%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73.68%, 기관은 25.26%을 차지했고 개인은 1.90%에 불과해 공매도 재개 이후 운동장이 더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 가운데 삼성전자에 투입된 규모는 총 2925억원으로 코스피 종목 중 1위를 기록했다. 개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1조8558억원 순매수했으나 삼성전자의 14일 하루 공매도 거래대금은 이와 비슷한 1조3466억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는 삼성전자 자체의 사업실적 전망보다 대외 리스크 영향에 따라 미국과 중국발 악재 등의 여파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화가 커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HMM 역시 공매도의 타겟이 되면서 5월 3일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23.72%의 주가가 하락했다. 이를 두고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대형주의 주가 급락을 유도한다며 원성을 높이는 상황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공매도 전면 폐지를 요청했고 이에 5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동의하기도 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공매도가 개인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불리한 상황이라며 “외국인이 개인과 제로섬(zero-sum) 게임을 하는 듯한 현재 상황에서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확대가 과연 바람직한 정책 방향인지 의문”이라고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적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자동차주를 사들이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이투자증권 신윤철 연구원은 “국내 완성차 업계는 계절적 비수기와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가 맞물린 3분기를 딛고 연간 사업계획 달성을 위한 막판 스퍼트를 낼 것”이라며 외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외국인이 이달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LG화학(3495억원)과 SK이노베이션(1174억원) 등 배터리주였으며 기관은 LG화학 1328억원, 기아 1109억원, 현대차 1015억원을 사들였다. 이 기간동안 현대차는 4.50%, 기아는 3.57% 주가가 올랐다.

한편 공매도 전면폐지론에 대해 금융당국의 수장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고 증권가 일각에서도 오히려 공매도는 유동성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공매도가 정상적인 상황에서 운영된다면 순기능이 더 크다”고 전했고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공매도 전면 재개는 언젠가 이뤄져야 할 일”이라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거시경제 상황을 고려하고 부분 재개 효과를 분석하는 등 종합적으로 검토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금융연구원 송민규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공매도 금지조치 직후 시장 유동성은 악화되고 변동성은 확대됐다”며 “최근 공매도가 다시 허용된 종목군의 변동성이 높아진 것은 주식시장 가격 조정기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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