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우선권 윤석열에 있는데, ‘몽니’ 부리는 이준석?

당무우선권 윤석열에 있는데, ‘몽니’ 부리는 이준석?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1.11.1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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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국민의힘 조직 및 자금운영 등 살림살이 전반을 책임지는 한기호 사무총장이 이준석 대표에게 사의를 표명하면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연출되고 있다. 대선후보와 당 대표가 정면충돌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대선후보가 당무 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해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준석 대표는 당무우선권을 쓸 정도면 대선후보와 당 대표가 치고받는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임명한 한기호 사무총장은 사의를 표명했고, 윤석열 후보는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당헌당규에 명시된 ‘당무우선권’…과거에도 후보와 가까운 인물로 사무총장 교체

1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사무총장은 전날(14일) 이 대표에게 자신의 거취를 일임하는 식으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한 사무총장의 사의를 수리할지 입장을 밝히진 않았으나, 당 안팎에서는 당무우선권을 지닌 윤석열 후보에게 선택권을 주기 위해 한 사무총장이 이 대표에게 거취를 일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당헌 제74조(후보자의 지위)는 ‘대통령후보자는 선출된 날로부터 대통령선거일까지 선거업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당무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하여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당헌 제95조(선거대책기구의 지위 등) 2항은 ‘대통령 후보자는 선거대책기구의 구성, 운영 및 선거재정 등 선거업무 전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무총장은 당 사무국 수장으로써 당의 인사·조직·재정 업무를 총괄하는데, 500억원 상당의 자금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선에서 선거자금을 사용하기 위해선 사무총장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윤 후보 측은 이 대표가 임명한 사무총장의 승인을 받게 되는 상황 자체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이 대표의 견제를 받는 모양새기 때문에 후보의 의중을 잘 아는 인사가 사무총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사무총장은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하는데, 내년 대선의 경우 4곳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짐은 물론 대선 석 달 뒤에는 지방선거도 예정돼 있어 공천 과정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앞선 대선에서도 사무총장은 통상적으로 후보와 가까운 사람들이 임명돼 왔다. 제17대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방호 당시 의원을, 19대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의원은 이철우 의원을 후보 확정 직후 사무총장에 새로 임명했다. 제18대 대선 때는 박근혜 후보와 가까운 서병수 의원이 사무총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사무총장을 교체할 필요가 없었다.

당무우선권이 불편한 이준석?…당무우선권 행사하면 대선후보와 치고받겠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후보의 당무우선권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보도된 JTBC와의 인터뷰에서 ‘대선후보가 당무우선권을 갖게 된다’는 물음에 “당헌당규에 대선후보가 권한을 우선한다는 조항은 있지만 당무우선권이라는 걸 쓸 정도면 당 대표랑 대선후보가 치고받는 것”이라며 “굳이 불편한 비유를 하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이례적으로)수사지휘권 쓸 때면 파국인 것이다. 그러니까 저는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러한 언급은 당헌당규 상에는 후보의 당무우선권이 명시돼 있지만 이를 행사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후보의 당무우선권 행사를 견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당무우선권은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것처럼 행사하는 게 아니라, 대선후보로 선출됨과 동시에 부여되는 권한이다.

다시 말해, 당무우선권은 후보로 선출된 날부터 당 대표에서 대선후보로 넘어온 것이지 이걸 행사하고 말고의 개념이 아니라는 것.

한편, 한기호 사무총장 사의설이 불거진 다음날인 15일, 윤 후보는 다른 비공개 일정이 생겼다며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지만, 공개회의에서는 물론 회의 직후 기자들을 상대로 한 백브리핑에서도 입을 닫았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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