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안정...금리 인상으로 가능할까

집값 안정...금리 인상으로 가능할까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1.09.2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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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정부와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집값까지 잡힐 것이라는 기대를 보였으나 금리 인상이 집값 안정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8월 26일 기준금리는 0.25% 인상됐으나 전국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는 여전하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가계부채와 유동성의 증가로 ‘금융불균형’이 빚어졌으며 금리 인상을 계기로 집값을 안정화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집값 급상승을 두고 “전 세계적으로 많은 유동성이 풀리고 자산가격이 실물과 괴리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주상영 위원은 “지난 6~7년간 주택 가격의 상승세는 우려할 만한 현상이지만 기준금리의 미세 조정으로 주택 가격의 변동성을 제어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통화 정책 본연의 목표는 경기와 물가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것으로서 그 유효성이 역사적으로 입증됐지만 주택 시장 안정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유일하게 금리 동결을 주장한 바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한달 가까이 지났으나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는 아직은 꺾이지 않고 있다. 이달 13일 기준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0.4% 상승률을 기록해 9주 연속 최대치의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과거 금리인상 시기의 집값을 살펴보면 금리 인상에도 집값 상승세는 크게 꺾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은 주택 공급과 세제 등 국내 정책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지난 2010년 7월부터 2.0%이었던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려 2012년 6월까지 3.25%로 유지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이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80.3에서 78.8로 소폭 하락했으나 전국을 기준으로 보면 9.9% 올랐다.

이후 2017년 11월 한은은 연 1.25%였던 기준금리를 2019년 6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1.75%로 올렸으나 이 기간에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서울 6.9%, 전국 –1.6%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이 기간 전국의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2억8907만원에서 3억4432만원으로 19.11% 올랐다.

이렇다 보니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던 주상영 금통위원과 같은 맥락의 의견을 내고 있다.

대한부동산학회장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최고 기준금리가 4~5% 정도 돼야 가능한 이야기다. 저금리인 상황에 정부가 금리를 0.25%p씩 올린다고 해서 집값이 잡히기는 어렵다”면서 “그렇다고 금리를 급격하게 3~4%대로 올릴 수도 없다. 그만큼 외국 자본이 단기간에 유입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라고 부작용 발생 가능성도 제기했다.

금융권 관계자 역시 “부동산 가격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잡힐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해 오히려 자산가격은 잡히지 않고 가계 부실만 확대시킬 우려도 있다”고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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