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둔 민주, 박지현 ‘눈물의 사과’ vs “사과로 선거 이길 수 없어”...당내 의견 ‘분분’

선거 앞둔 민주, 박지현 ‘눈물의 사과’ vs “사과로 선거 이길 수 없어”...당내 의견 ‘분분’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2.05.25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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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현정 기자] 6·1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가운데 민주당의 지지율이 부진하자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더 사과드리겠다, 그렇지만 한 번만 더 부탁드린다”며 허리를 깊이 숙였다. 그러나 이를 두고 민주 당내에서는 당과 협의되지 않은 개인 차원의 입장이라며 선을 긋는 모습이 나왔다.

24일 오전 박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지율이 부진하자 읍소 전략을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어 박 위원장은 “사람의 정치적 공약과 같은 부분들을 더 봐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맹목적인 충성이 비춰지고 있는 것 같아서 이에 대한 문제 의식이 보인다”며 “맹목적 지지에 갇히지 않고 대중에 집중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 우리 편의 큰 잘못은 감싸고 상대편의 작은 잘못은 비난하는 잘못된 정치문화를 바꾸겠다”고 했다.

또한 그는 “우리 편의 잘못에 더 엄격한 민주당이 되겠다. 내로남불의 오명을 벗겠다. 온정주의와 타협하지 않겠다”며 “대의를 핑계로 잘못한 동료 정치인을 감싸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어 “다른 의견을 내부 총질이라 부르는 세력에 굴복해서는 안된다.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는 민주당이 돼야 제대로 개혁하고 온전히 혁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이후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의 반성과 쇄신이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이해한다”면서도 “그 밖의 확대해석은 경계한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 역시 “민주당을 심판하시더라도 씨앗은 남겨달라”며 “회초리를 들고 꾸짖을지언정 외면하거나 포기하지는 말아달라”고 했다. 김 후보는 박 위원장의 사과와 관련해서는 “뜻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 강경파 ‘처럼회’ 소속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로 선거에서 이기지 못한다. 새로운 약속보다 이미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다”라며 사실상 박 위원장을 겨냥한 듯한 글을 남겼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국민통합정치교체추진위원회 출범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과 협의한 적도 없고 지도부와 논의한 적도 없다”며 “개인 차원의 입장 발표”라고 일축했다.

한 비대위원 역시 “내용에 대해서는 공감할 수 있지만 당내 여론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꼭 지금 추진한다고 했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이는 박 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586(50대·80년대학번·60년대생) 용퇴론’ 카드가 무리였다는 지적으로 보인다.

이에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당내 여론이 분분해지면서 갈등이 격화될 우려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CBS 라디오에서 “(박 위원장이 언급한 586용퇴론과 관련)지금도 따로 논의는 있지 않다. 지금 당은 아주 비상한 선거 체제에 돌입돼 있다”라며 “선거 앞두고 불리하니까 어떤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들께 얼마나 호소력이 있을지도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지금은 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이기 때문에 정말 절박한 마음으로 혼연일체가 되어서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이재명 후보를, 또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국민들이 다시 투표장에 나올 수 있게끔 동기를 부여하는 것에 지혜를 모아도 부족할 상황”이라며 “선거 앞두고 나서 마치 보여주기식으로 그렇게 가는 것은 저는 우리가 좀 더 신중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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