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 = 임준 기자]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유가와 곡물 가격을 급등시키면서 한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플레이션', '애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 등 여러 용어가 동원될 정도로 국내외에서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면서 고물가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식량가격지수(2014~2016년 평균 100 기준)는 11월에 134.4포인트로, 넉 달 연속 상승하면서 10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분석됐다.
1년 전보다 무려 27.3% 뛰었는데, 곡물(23.2%)과 설탕(37.9%), 유지류(51.4%)의 가격지수가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밥상 물가와 직결된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다. 즉 곡물 등 농산물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말한다.
이같은 농산물 가격 상승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주요 식량 수출국의 선적 지연 등 공급망 불안이 연쇄적으로 겹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 곡물 선물가격(전 분기 대비)은 올해 4분기 0.3%, 내년 1분기 2.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인 밀 공급 부족,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필요한 옥수수 수요 증가 등의 영향이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밀, 옥수수, 채유용 콩의 수입단가는 전달과 비슷하거나 최대 8.8% 떨어졌다. 그러나 가격은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18~70% 높은 수준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수입 곡물 가격이 10% 상승할 때 소비자물가를 0.39%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11월 소비자물가가 작년 동월보다 3.7% 오른 가운데 생활물가와 신선식품 물가는 각각 5.2%, 6.3% 올랐다. 특히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폭은 무려 7.6%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으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전망치 2.3%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정부가 잡은 물가 상승률 목표치 1.8%나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치 2%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분석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임준 기자 uldaga@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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