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대공 맡겨놓은 ‘천마’, 北 드론 날릴 때 ‘도스 운영체제’로 대응

수도 대공 맡겨놓은 ‘천마’, 北 드론 날릴 때 ‘도스 운영체제’로 대응

  • 기자명 김은배
  • 입력 2020.06.0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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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김은배 기자] 수도권 대공 방어용 유도미사일 ‘천마’에 현재에도 1990년대식 진공관이 들어가고 사격통제용 레이더 작동에는 도스(DOS)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등 장비 노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형무인기와 드론 등을 상대해야하는 현대 전술에 허점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일 <한국일보> 보도 등에 따르면 육군은 전월 12일 20-1차 방공전투발전협의회를 열었다. 회의에선 소형 무인기와 드론 등의 침투를 받았을 경우 지상군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 무기체계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재 육군이 운용 하고있는 단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 장갑차 천마를 성능 개량하는 방안이 주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천마에는 유도탄 8발이 장착 가능하다. 미사일 자체 성능은 최고속도 마하 2.6, 유효사거리는 9㎞ 수준이다.

군 당국이 천마 성능 개량을 논의한 것은 20년 이상 운용된 천마가 노후화해 첨단 기술을 활용한 북한군 침투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2017년 6월 경북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기지 등을 도촬하기 위해 무인기를 띄웠다가 적발됐다. 2020년 신년 축하 행사에서는 대규모 드론쇼를 보여주는 등 해당 기술을 과시해오기도 했다.

우리 군은 1999년부터 2조원 가량을 투입해 천마 100여문을 배치했다. 다만, 이후 기술 개량은 미흡했다. 당시 기술로는 최신이었지만 레이더 통제에는 여전히 90년대 들어 자취를 감춘 도스 프로그램을 사용 중이다. 레이더 핵심부품에도 진공관이 사용돼 장비 예열에만 30분 이상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작전 반응 시간도 늦다.

열상감시장치의 부재도 야간에는 천마를 무용지물로 만든다. 안티드론용으로 필수적인 전파차단장치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또한 평탄한 지역에 설치되지 않으면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아울러 해외에서 갖고온 피아식별장치 핵심부품인 송수신기나 상·하부를 연결하는 슬립링 등 수십 종은 현재 단종상태다.

육군은 10년 주기로 창 정비를 진행해 일부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부품이 노후화해 성능개량도 아닌 창 정비에 60억~7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 개량 비용이 창 정비 비용보다 저렴한 상황인 것. 이같은 상황 속에 천마는 창 정비 사업이 종료되는 2025년까지 성능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시 고물로 폐기 될 가능성이 크다.

합동참모본부는 천마 성능 개량 사업과 관련해 오는 9월경 소요를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최근까지도 이어지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내년 예산 반영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퍼블릭 / 김은배 rladmsqo052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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