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판기 후판협상 난항 빚나…조선·철강의 양보 없는 ‘줄다리기’

하판기 후판협상 난항 빚나…조선·철강의 양보 없는 ‘줄다리기’

  • 기자명 홍찬영
  • 입력 2021.07.1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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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홍찬영 기자]국내 조선업계가 연이은 수주호재로 ‘슈퍼사이클’(대호황)에 진입했다는 얘기 속속 들려오고 있지만, 정작 업계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철강업계와 ‘후판’ 가격을 놓고 여전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의 경우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의 급등으로 제품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2일 철강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는 조선3사에 하판기 후판가격 공급가를 톤당 115만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공급가인 톤당 90만원보다 64.3% 급등한 액수다.

원재료인 철광석 급등에 따라 후판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철강업계의 입장이다.

실제 국제 철광석 가격은 올해 들어 폭등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수입가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29일 톤당 218.6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월 12일 237.5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후 최근까지 210~22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철강업계는 최근 몇 년간 조선업 부진을 고려해 후판 가격을 동결하거나 소폭 인하해 온 탓에 올해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현재 조선업계가 선박 수주에서 연이은 수주를 하는 등 시황이 살아나고 있는 점도 철강업계가 제품을 인상하는 명분으로 작용됐다.

실제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 발주량 2452만CGT(표준선 환산톤수) 가운데 44%인 1088만CGT(267억1000만달러)을 수주해 13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시황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하기엔 이르다는 게 조선업계의 목소리다. 수주 호재를 보이고 있는 건 맞지만 업계 특성 상 바로 실적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선사들은 선박을 주문받으면 발주처에 인도하기까지 약 2년여에 걸쳐 계약금을 나눠 받는다.

이에 따라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후판 가격이 인상되는 건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조선·철강 업계의 후판가격 협상 시기는 상·하반기로 이뤄지며, 지난 상반기 협상때 가격인상이 단행 됐다. 협상 가격은 톤당 10~13만원 인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선제적으로 후판 가격 인상에 성공하면, 다른 철강사들의 인상도 이어질 것"이라며 “양측 간 가격에 대한 이견이 워낙 커 협상 타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더퍼블릭 / 홍찬영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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