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권 ‘배당’ 관련 가이드라인 고심‥‘관치금융’ 거리 두나

금감원, 금융권 ‘배당’ 관련 가이드라인 고심‥‘관치금융’ 거리 두나

  • 기자명 김미희
  • 입력 2021.01.0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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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유례 없는 투자 열풍이 불었다.

금리가 저려할 때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도 대출을 받아놓거나 혹은 주식 시장 호황에 힘입어 투자 열풍이 불었다. 동학개미들이라고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떠받쳤으며 이 과정에서 ‘영끌’, ‘빚투’ 등의 신조어도 생겼다.

실제로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 중 최소 8곳 이상이 지난 3분기에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3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 10곳 중 6곳은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키움증권이 같은 높은 실적을 거뒀다. 키움증권은 3천555억원의 영업이익과 2천6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314.4%와 295.1% 증가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이다.

NH투자증권도 역대 최대 실적인 영업이익 3천537억원과 순이익 2천396억원을 공시했다. 1년 전보다 각각 201.3%와 197% 늘어났다.

삼성증권도 3천169억원의 영업이익에 2천33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였던 2018년 1분기(영업이익 1천800억원, 순이익 1천325억원)를 뛰어넘었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도 지난해보다 배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은행들 역시 국내 주요 금융그룹은 올해 가계·기업 대출 증가와 주식 투자 열풍에 힘입어 역대 최대 규모 실적을 냈다.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은행과 은행지주회사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도 각각 16.02%, 14.72%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 배당제한, 간섭 너무 심하다 vs 최악 시나리오 대비

이에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는 배당 제한에 대해 지나치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감원은 은행권과 배당성향에 대해 15∼25% 수준으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배당이 제한되면 주가하락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논의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6일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은행 배당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금감원은 개별 은행과 연달아 회의를 열어 배당 축소안을 협의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래 대비 차원에서 예년보다는 배당을 줄여야 한다는 원칙을 두고 은행권으로부터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 금융권의 실적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아직 코로나19 등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경기 미반등 시 BIS 비율 떨어져

여기에 금감원은 은행들이 코로나19 시나리오별 충격을 견딜 수 있는지 등을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를 바탕으로 추가 배당 관련 지침을 검토했는데 이 스트레스 테스트가 2022년에도 경기가 반등하지 않으면 금융지주를 포함한 일부 금융사의 자기자본 비율이 규제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스트레스 테스트 평가 결과 침체한 경기가 U자형으로 반등할 경우에는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2022년에도 회복되지 않고 L자형 침체를 이어가는 시나리오에선 결과가 달랐다.

금융지주를 포함한 일부 금융사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위험가중자산 대비 총자본)이 규제 수준 이하로 떨어져 추가 자본 적립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정상 은행과 은행지주는 BIS 기준 총자본비율을 10.5%(시스템적 중요은행은 11.5%)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고 이에 못 미치면 배당 등에 제한을 받는다. 만약 총자본비율이 8% 미만으로까지 떨어지면 금융위원회가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에 들어가 선제적 차원에서 배당 조율을 할 것으로 풀이된다.

더퍼블릭 / 김미희 free_00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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