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하는 빚투, 하긴 했는데... 이자부담, 반대매매 만만찮네”

“다들 하는 빚투, 하긴 했는데... 이자부담, 반대매매 만만찮네”

  • 기자명 김수영
  • 입력 2020.09.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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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수영 기자] 올해로 6년째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직장인 A씨(36)는 “올해 초 증시가 저점을 찍고 반등할 때 지금 아니면 안 되겠다 싶어 주식을 담보로 신용거래를 했다”며 “그게 7월인데 현재 15%정도 손실이다. 만기가 코앞에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코스피가 치고 올라갈 때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는 걸 확신하기까지 꽤 망설였다. 그런데 다들 대출받아가며 주식 사길래 더 늦었다간 들어가지도 못할 것 같아 통 크게 따라 들어갔다”고 말했다.

‘빚투’가 사상 최대치에 이르는 가운데 증시가 요동치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는 추세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내 주식시장에서 신용거래융자잔고 규모는 17조3천660억원(코스피 8조6천356억원, 코스닥 8조7천30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기록한 17조9천23억원에 비하면 소폭 감소했지만, 글로벌 증시가 코로나19에 직격을 맞은 올해 3월 6조4천억원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6개월여만에 3배 가까이 폭증한 상황이다. 2015년 1월부터 5조~7조원 수준을 유지하던 신용융자잔고는 2017년 6월 처음으로 8조원을 돌파했고, 2018년 1월 11조원을 넘어선 뒤로는 대체로 10조원 안팎에서 큰 변동 없이 유지돼 왔다.

신용융자잔고는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빌려준 주식매수 목적의 자금을 말한다. 정해진 기일 내 변제되지 않으면 증권사는 투자자 의사와 상관없이 즉각 담보주식 등을 처분하고 자금을 회수(반대매매)한다. 통상 증권사들은 3개월의 기간을 상환 만기로 설정해둔다.

금투협과 각 증권사들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신용융자 이자는 9.5%내외로, 시중은행 4~5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A씨처럼 빚투를 했지만 막상 수익을 거두지 못할 경우 고금리 이자부담에 반대매매 부담까지 지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시장이 호황일 경우 빚투(레버리지)는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잔뜩 빚을 끼고 투자했는데 휴지조각이 될 경우, 투자자가 빚을 갚지 못하고 이는 은행·증권사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증시 하락이 지속되면 ‘깡통’만은 면하자는 손절매가 속출하며 증시 하락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

‘빚투족’들의 골칫거리는 실제 최근 증시의 움직임이 불안하다는 점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6일 2435.92(전 거래일 대비 ▼-0.31%) 마감을 시작으로 7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하며 전일(24일) 기준 2272.70(▼2.59%)까지 떨어졌다. 코스닥 또한 같은 기간 896.28(▼0.35)포인트에서 806.95(▼4.33%)까지 고꾸라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장이 안정적이라면 레버리지 투자는 문제될 게 없지만 현재 코로나, 미중 무역갈등 어느 하나 해소된 게 없다”며 “적정 주가와 실제 주가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빚투열풍이라고들 하는데 반대매매까지 고점에 물린 투자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비극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퍼블릭 / 김수영 기자 newspublic@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수영 newspublic@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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