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윳돈 있어도 전세대출은 최대한도로?” 추석 이후 규제 나올까

이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1-09-15 13: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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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전세자금대출을 두고 금융당국과 실수요자를 포함한 금융권의 입장이 갈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에도 투자 수요가 껴 있을 수 있어 들여다보겠다는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전셋값·집값이 올라 전세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이를 규제할 경우 서민들은 길거리로 내몰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실질적으로 전세대출이 필요한 고객들의 불안감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들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8월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19조9670억원으로 지난해 말 105조2127억원보다 약 14%(14조7543억원)이 늘었다.

2017년 은행권의 월별 전세자금 대출은 1조원 수준이었으나 2018년부터 월별 전세대출 증가액은 2조원을 넘기 시작했고 다음 해인 2019년 들어서는 증가율이 매월 2조원을 넘었다. 이후 전세자금 대출의 월별 증가액은 더 늘어나 2020년에는 달에 3조원을 넘게 증가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전세자금대출이 늘어난 데는 전셋값의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전국의 평균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말 2억8988억원에서 지난달 3억2355만원으로 11.62%가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의 경우는 지난 3월 6억원대에 진입해 지난달 6억4345만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가계 대출 전체 증가율은 4.28% 수준을 보였고 이 가운데 신용대출은 5.42%, 주택담보대출은 4.14%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전세자금대출의 증가율이 다른 가계대출에 비해서 가파르게 상승하자 실수요에 의한 대출이 대부분임에도 전세대출을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하반기 전세대출을 쥐어짤 수 밖에 없다”고 밝혔고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추석 이후 가계대출 보완대책을 마련할 것인데 전세대출은 실수요자가 많아 그들이 피해 보지 않는 방법을 최대한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일각에서 거론된 전세대출에도 투자 수요가 끼어있다는 문제 제기에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른 대출에 비해 금리나 심사 기준이 낮은 전세대출의 경우 여윳돈이 있어도 일단 최대한도로 대출을 받은 뒤 남는 돈으로 주식 등 자산투자를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금융당국은 무주택자가 전세대출을 활용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경우 이른바 ‘갭투자’를 집값 상승의 큰 요인으로 보기도 한다. 올해 상반기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경우의 64.7%가 무주택자였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살 경우에는 전세대출을 바로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갭투자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집값은 오르고 담보대출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무주택자들이 전세를 끼고서라도 매매를 하려는 움직임 또한 실수요로 볼 수 있어 이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의견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권 전문가들은 실수요 서민용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규제가 시행된다면 무주택 서민·실수요자 피해와 시장의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사실상 전세대출을 받은 여윳돈으로 투자하려는 경우만 골라 규제를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고 자칫 실제 수요자들의 피해만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전셋값이 올라 실수요인 전세대출이 늘어난 것”이라며 “급격한 전세대출 규제는 서민들의 주거 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므로 규제를 검토하더라도 정책적인 기간을 충분히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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