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SK, 깊어지는 배터리 동맹…LG와는 거리두기?

현대차-SK, 깊어지는 배터리 동맹…LG와는 거리두기?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09.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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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5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SK이노베이션이 현대자동차·기아의 전기차 배터리 3차 발주 물량의 대부분을 수주하면서 현대차와의 배터리 동맹이 점차 두터워지는 모양새다. 반면 현대차와 LG의 동맹에는 다소 거리감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가 탑재되는 최초의 대형SUV ‘아이오닉7’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이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아이오닉 7 모델의 배터리 물량을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현대차는 LG 대신 SK를 선택한 것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의 E-GMP 1차 단독공급사로도 선정된 바 있다. 여기에 3차 발주에서도 9조원어치의 배터리 공급 물량을 확보하게 됐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6조원 규모의 2차 발주 물량을 중국 CATL과 공동으로 수주하는 데 그쳤다.

E-GMP 개발 이전 현대차그룹 전기차는 기존 내연차 모델에 배터리를 장착한 형태였다. 당시 핵심 배터리 납품사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었다.

현대차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기아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주로 탑재됐다. E-GMP가 출범한 이후에도 이들이 주 공급처가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SK이노베이션이 월등히 앞선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대차와 LG간의 배터리 동맹에 이상조짐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며 ‘배터리 동맹’을 과시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와 LG의 협력관계가 이전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황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주도해 발족한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여하지 않았다. 5대 그룹 중 참여하지 않은 기업은 LG가 유일하다.

LG 측은 “GS, LS 등으로 계열분리가 이뤄지면서 수소사업을 하는 기업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현대차와 LG의 인도네시아 합작공장 기공식에 정 회장이 참석한 데 반해 LG 측은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참석하면서 또다시 의문이 제기됐다.

통상적으로 기업 간의 협약식이나 행사에선 대표자 사이의 직급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룹 CEO와 계열사 사장의 구도가 되면서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들의 배터리 동맹이 이전 같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이유로는 전기차 화재에 따른 배터리 리콜 문제가 지목된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코나 일렉트릭 리콜 비용 1조4000억원을 현대차 30%, LG에너지솔루션 70% 비율로 분담하기로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들의 배터리 동맹이 깨졌다고 보기 어렵지만, 최근 일어난 대규모 리콜 조치로 인해 불안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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