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유족, 상속세 12조원 국내외 역대 최대…“사회 환원 계획 이어나갈 것”

이건희 회장 유족, 상속세 12조원 국내외 역대 최대…“사회 환원 계획 이어나갈 것”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04.2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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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국내외 최대 규모의 상속세와 사회 환원 계획을 밝히면서 국내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삼성 故 이건희 회장 유족에 따르면 12조원을 웃도는 국내외 최대 규모의 상속세에 더해 의료 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 사회 환원을 실천하기로 했다.

이는 故 이건희 회장이 생전 강조한 국가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로, 유족들은 향후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환원 활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故 이 회장은 생전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며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덧붙이며 사회와의 ‘공존공영’ 의지를 담아 삼성의 각종 사회공헌 사업을 주도했다.

상속세 12조원 웃돌아…국내외 역대 최대 규모

유족들은 故 이건희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다.

이는 작년 국내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상속세 납부액이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5년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유족들은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개인소장 미술품, 1만1000여건, 2만3000여점 사회 환원

유족들은 12조원 규모의 상속세 납부에 더해 故 이건희 회장의 개인소장 미술품 등도 사회에 환원한다.

이 회장이 생전 소유했던 국보와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된 고미술품과 세계적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 근대미술 작품 등 총 1만 1000여건, 2만3000여점이 국립기관 등에 기증됐다.

이번에 기증된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검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을 비롯해 국내 유일한 문화재 또는 최고 유물과 고서, 고지도 등이다.

여기에 더해 국내 근대 미술 대표 작품으로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 가치가 높은 작가들의 미술품과 드로잉 등 1600 여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이 중 한국 근대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 중 일부는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작가 연고지의 지자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민들이 국내에서도 서양 미술의 수작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에 더해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도 기증할 예정이다.

유족들은 이번 미술품과 문화재 기증에 대해 “지정문화재 등이 이번과 같이 대규모로 국가에 기증되는 것은 전례가 없어 국내 문화자산 보존은 물론 국민의 문화 향유권 제고 및 미술사 연구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감염병 대응,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지원에 1조원 기부

故 이건희 회장의 개인소장 미술품과 문화재 기증의 뜻을 밝힌 유족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지원 등에 1조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전세계가 코로나19 사태로 고통 받고 있는 가운데, 유족들은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감염병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까지 갖춘 150병상 규모의 세계적인 병원으로 건립될 계획이다.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 설비를 구축하고,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될 예정이다.

기부금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된 후, 관련 기관들이 협의해 감염병전문병원과 연구소의 건립 및 운영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유족들은 소아암·희귀질환에 걸려 고통을 겪으면서도 고가의 치료비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30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향후 10년간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와 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해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들을 위해 600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향후 10년간 소아암 환아 1만2000여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총 1만7000여명이 도움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증상 치료를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소아암, 희귀질환 임상연구 및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도 9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유족들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지원 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서울대와 외부 의료진이 고르게 참여할 예정이며, 전국의 모든 어린이 환자들이 각 지역에 위치한 병원에서 편하게 검사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국 어린이병원의 사업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사회적 책임, 유지 따라 사회환원 지속

이처럼 역대 최대 규모의 상속에 납부에 더해 문화재, 미술품, 의료지원 등 사회 환원을 약속한 유족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故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들이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추진해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유족들의 상속세 납부와 각종 사회 환원 계획 등과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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