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VS 스카이72 쟁점 ‘실시협약’…권익위의 판단은? ‘토지임대차계약’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1-04-23 12: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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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카이72 골프장(스카이72 홈페이지)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수도권 최대인 스카이72 골프장을 둘러싸고 토지 소유주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골프장 운영사인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가 하나부터 열까지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서로에게 유리한 주장만을 부각시키는 여론전을 전개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토지 임대기간 만료(2020년 12월 31일)에 따라 스카이72가 골프장 영업을 중단해야 하고, 아울러 스카이72가 클럽하우스와 잔디, 수목 등 골프장 시설 일체를 인천공항공사에 무상으로 인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스카이72는 ‘정부의 방침 변경’ 등으로 개발여건 등이 변경되는 경우 상호 협의 하에 협약 내용을 변경할 수 있다는 실시협약 규정에 따라 제5활주로 건설 계획이 미뤄진 만큼 토지 임대기간을 연장했어야 했고, 임대기간 연장이 어렵다면 인천공항공사가 골프장 시설비용 및 골프장 사업으로 인한 토지 가치 상승에 따른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와 스카이72 간 입장차가 갈리는 쟁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지난 2002년 7월 인천공항공사는 부지를 제공하고, 스카이72는 해당 부지에 골프장을 개발하는 내용으로 체결된 ‘실시협약’이 핵심 쟁점으로 지목된다.

실시협약이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민간투자법)’에 따라 주무관청과 민간투자사업을 시행하려는 자 간에 사업시행의 조건 등에 관하여 체결하는 계약을 말한다.

인천공항공사는 실시협약이 ‘BOT(Build-Operate-Transfer)’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BOT는 민간업체에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하고, 이후 일정기간 운영하게 함으로써 그 비용 및 일정 이익을 보전하게 한 뒤 정부에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건설 회사가 도로·교량 등을 자비로 건설‧개통한 뒤 통행료 징수로 건설 자금을 회수 후 그 도로·교량을 정부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실시협약이 BOT 방식을 준용했기 때문에 스카이72는 클럽하우스와 잔디, 수목 등 골프장 시설 일체를 인천공항공사에게 무상으로 인계해야 한다는 게 인천공항공사의 주장이다.

이에 반해, 스카이72 측은 BOT 방식을 준용했다기보다 단순 토지임대차 계약이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민법상 보장된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및 골프장 시설 일체에 대한 ‘지상물매수청구권’, 골프장 사업으로 인한 토지 가치 상승에 따른 ‘유익비상환청구권’ 등의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권익위 “민법상 임대차 계약으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

이처럼 2002년 체결된 실시협약의 성격이 BOT 방식이었는지, 아니면 토지임대차 계약이었는지를 놓고 인천공항공사와 스카이72 간 입장차가 크게 갈리는 가운데,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의 판단이 주목되고 있다.


스카이72 골프장을 둘러싸고 인천공항공사와 스카이72 간 갈등이 골이 깊어지던 시점인 지난해 7월, 스카이72는 권익위에 실시협약의 성격을 묻는 고충 민원을 제기했고, 권익위는 10월께 양사에 심의 결과를 통보했다.

권익위는 “인천공항공사와 스카이72가 체결한 실시협약은 ‘인천국제공항 제5활주로 예정지역 민간투자개발사업’, ‘인천국제공항 신불지역 민간투자개발사업’에 대한 것으로, 비록 스카이72가 해당 계획을 제출해 구 건설교통부 장관에게 실시계획을 승인받고 다른 법령에 의한 인허가를 의제 받는 등 일부 공법적 형식으로 이뤄졌다 하더라도, 민법상 임대차 계약으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실시협약의 성격을 토지 임대차계약으로 본 것인데, 판단의 근거는 이렇다.

▶스카이72 골프장 시설이 민간투자법상 ‘사회기반시설’이 아닌 점 ▶민간투자법상 실시협약은 주무관청과 체결하는 계약인데, 인천공항공사는 ‘중앙정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로서 행정기관의 장’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주무관청에 해당하지 않는 점 ▶스카이72가 골프장 토지를 무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임대료를 지급해 온 점 ▶스카이72가 골프장 토지 임대사업에 입찰 참가자로 참여했을 뿐 민간투자법상 민간투자방식의 사업을 제안한 적이 없다는 점 ▶인천공항공사가 골프장 사업을 민간투자법에 따라 ‘민간투자시설사업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한 사업이 아닌 점 등을 고려해 민간투자법이 규정하고 있는 실시협약이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민법상의 임대차계약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

권익위는 “인천공항공사가 스카이72와 골프장 사업을 최초로 추진할 때는 민간투자법상 ‘민간투자개발사업’ 방식을 준용해 지상물매수청구권 배제 및 무상 귀속하도록 했고, 토지 사용료와 관련해서는 임대차계약 방식을 별도로 적용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인천공항공사가 신규 후속사업자 선정을 위한 ‘대중제 골프장 임대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 문제가 양사간)쟁점이 되자, 사업추진 방식을 임대사업 방식으로 변경한 것은 결과적으로 최초 스카이72와 체결한 실시협약 내용과 사업추진 방식이 스카이72에게는 불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공사와 스카이72 간 골프장 부지 임대계약은 지난해 12월 31일 종료됐는데, 임대 계약 종료에 앞서 스카이72 측은 실시협약 규정에 따라 임대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인천공항공사는 이러한 요구를 무시하고 지난해 9월 1일 스카이72를 대체할 새로운 사업자 선정 입찰공고를 냈으며, 입찰결과 ‘KMH신라레저’가 골프장 신규 사업자로 낙찰됐다.

권익위는 “(실시협약의 성격을 판단해달라는)이 민원과 관련해 스카이72와 인천공항공사 간의 ‘입찰절차 진행금지 가처분 결정’에서는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없었으므로 추후 명도소송 등 본 소송에서 이에 대한 판단을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가 지난해 9월 1일 골프장 신규 사업자 모집을 위한 입찰을 진행하자, 스카이72는 법원에 입찰절차 진행금지 소송을 냈고, 법원은 스카이72 측의 소제기를 기각했으나 실시협약의 성격이 BOT 방식이었는지, 아니면 토지임대차 계약이었는지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명도소송 등에서 이에 대한 판단을 구해야 한다는 것.

명도소송이란 임차인을 대상으로 부동산을 비워달라는 취지로 임대인이 법원에 제기하는 소송으로,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월 스카이72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 권익위 고충민원 처리결과

 

권익위도, 판정위도 분쟁 조정 난색

권익위는 인천공항공사와 스카이72 간 입장차가 크기 때문에 원만한 조정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나머지, 실시협약에 규정된 ‘판정위원회’를 통한 분쟁해결을 권고했다.


권익위는 “실시협약 제59조에는 판정위원회를 통한 분쟁해결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판정위원회는 위원 3인의 만장일치를 원칙으로 분쟁 회부일로부터 60일 이내 결정하고, 그 결정은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스카이72와 인천공항공사에게 구속력을 가지며, 법원이나 사법당국의 여하한 형태의 항소나 상환청구권을 배제하며 그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라고 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장기간 복잡한 법률관계가 형성되고 분쟁이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해 인천공항공사에 판정위원회의 판정결과에 따라 원만히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것을 협조요청 하고자 하며, 스카이72에게는 우리 위원회에서 계속 민원 조사를 하기는 어려움이 있음을 안내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한상사중재원이 위촉한 전문가가 위원장을 맡고, 인천공항공사와 스카이72를 대변하는 전문가 2명(변호사) 등 3인이 참여하는 판정위원회가 구성돼 분쟁 조정을 위한 4차례 심리가 진행됐으나 양사의 입장차만 되풀이되면서 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법원, 단전 금지 가처분 인용…전기 및 중수 공급 재개해야하는 인천공항공사

한편, 인천지방법원은 지난 22일 스카이72가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단전 조치 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스카이72가 골프장 시설 일체와 골프장 사업 성공에 따른 토지 가치 상승분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며 골프장 운영을 지속하자,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일 단수에 이어 18일에는 단전 조치를 취하는 강수를 뒀다.

이에 스카이72는 인천공항공사의 단전‧단수 조치로 인해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지난 16일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법원 인용 결정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스카이72 골프장에 전기 및 중수 제공을 재개해야 하고, 법원의 명령을 위반할 경우 인천공항공사는 1일당 1억원을 스카이72에게 지급해야 한다.

스카이72 측은 “인천공항공사는 공기업으로서 누구보다 적법한 절차를 준수해야 하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면서 실력행사를 통해 불법적인 자력구제를 시행했다”며 “그동안 단전‧단수에 대해 정당행위라고 주장해왔으나 이번 가처분으로 그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고 지적했다.

스카이72는 법원의 판결을 토대로 단전‧단수와 같은 인천공항공사의 불법행위에 대해 업무방해 추가 고소 및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 등을 통해 민·형사상 책임도 함께 지도록 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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