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후판가격 인상 본격 시동…조선업계와 마찰 여전

철강업계, 후판가격 인상 본격 시동…조선업계와 마찰 여전

  • 기자명 홍찬영
  • 입력 2021.01.0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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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홍찬영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상반기 선박용 ‘후판’ 가격 인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후판은 선박을 건조할 때 쓰이는 두께 6mm 이상 철판을 말한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조선사들이 수주 호재를 보인만큼,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겠다는 목표다. 그동안 조선업의 불황을 이유로, 철광석 가격의 급등에도 4년째 후판 가격을 올리지 못해 이번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반면 조선업계는 수주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배 건조까지는 2년이 걸려 상반기에 당장 인상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달 말부터 조선업계, 선박용 후판 가격을 결정하는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협상은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공급되는 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철강업계는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조선사와 선박용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하지만, 조선업 불황을 이유로 2016년 이후 4년째 후판가격을 동결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협상은 양쪽의 대립이 치열해지면서 7월까지 협상이 지연됐다.

결국 조선업황을 부진을 감안해 포스코는 올해 하반기 조선업계에 납품하는 후판 가격을 톤당 3만원 미만선에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제철도 상반기 3만원을 인하하고, 하반기에 동결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조선업계가 잇달아 수주 호재를 보이면서 철강업계는 올해 후판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명분이 생기게 된 것이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수주목표 달성률은 각각 91%, 65%, 75%로 집계됐다. 전세계 발주량이 전년 대비 57%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조선업체들은 당장 철강업체의 후판 가격 인상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선가는 여전히 낮은 데다 수주를 체결했더라도 약 2년 뒤 배를 인도하는 하는 것을 감안할 때 바로 가격을 올린다는 건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이유다.

또한 지난해 말 들어 수주 행진이 이뤄지긴 했으나, 국내 조선 3사를 비롯한 조선업계는 주목표수주액을 달성하지 못해 조선업 불황은 여전하다는 것.

철강업계도 이번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지난해는 철강업계도 영업손실이 났고,지난 2년간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선박용 후판 가격은 60만원 전후로 알려졌다. 최고가인 110만원을 기록했던 2008년 이후, 꾸준히 하락해 현재는 반토막 수준에 멈춰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 제품 가격엔 철광석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조선업계가 작년 수주를 몰아치며 시황이 나아진 만큼, 올해 후판 가격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더퍼블릭 / 홍찬영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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