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정영학 녹취록’ “유동규, ‘이재명 재선 상의...선관위에 은밀하게 라인붙여’”

대장동 ‘정영학 녹취록’ “유동규, ‘이재명 재선 상의...선관위에 은밀하게 라인붙여’”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2.05.0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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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영장실질심사 마친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현정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 공판에서 사건의 핵심 증거로 평가받는 ‘정영학 녹취록’이 재생되는 가운데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재선과 관련한 내용이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는 정영학 회계사가 남욱 변호사와의 전화 통화를 녹음한 파일이 재생됐다. 이 가운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성남 시장 재선을 언급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녹음파일을 재생하기 전에 “2013년 4월 남 변호사와 피고인 정 회계사의 전화통화에 따르면 피고인 유 전 직무대리가 ‘대장동 사업을 어떻게 해서든지 성공시키고 남 변호사가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서로 상의하면서 남 변호사가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을 남 변호사가 정 회계사에게 전달한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녹음 파일에서 남 변호사는 “(유 전 직무대리가)대장동 사업 성공해야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어떤 와꾸든지 대장동 사업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했다”며 “(유 전 직무대리가)내년 6월 선거(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장동을 그 전에 터뜨릴지, 그 후에 터뜨릴지 고민을 해서 어떻게 하면 너(남 변호사)도 돈벌이가 되고 시장님 재선을 위해 어떤 식이 도움이 되는지 서로 상의해서 조율을 하자”고 말했다고 정 회계사에게 전했다.

그러면서 남 변호사는 유 전 직무대리가 “세밀하게 블록을 하나씩 하나씩 쌓으면서 빡빡하게 일을 진행하자. 죽을 때까지 너와 나 한 몸 아니냐. 너도 나 죽으면 같이 죽는 것 아니냐”고도 말했다고 했다.

이어 남 변호사는 “(유 전 직무대리는)시장님을 어떻게 우리가 당선시킬 것이냐에 포커스를 무조건 맞춰야 한다. 은밀하게 선관위 쪽 사람 하나만 붙여놔. 그렇게 해가지고 결정적인 순간에 절대 시장님 배신 못하게끔 만들테니까 그런 걱정하지 말고”라고 말했다고 정 회계사에 전했다.

유 전 직무대리의 구속 기한은 최근 6개월이 연장됐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인 유 전 직무대리에게 지난달 19일 검찰은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또한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2014년 4월 17일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전화통화 녹음파일도 공개했다.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가 당시 성남시장 상대로 설득할 수 있고 최종 결정은 유 전 직무대리 본인이 한다며 남 변호사가 원하는 방향대로 개발 구역을 추진할 수 있게 해줄테니 비밀로 해달라고 말한 사실이 드러난다”고 했다.

정 회계사가 대장동 사업 진행과정을 몰래 녹음한 파일들은 지난 2012년부터 2014년,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김만배 씨 등과의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대장동 사건의 결정적 증거라는 평가를 받는다. 법정 공개가 결정된 정 회계사의 녹음파일 66개 중 재판까지 48개의 녹음파일이 재생됐으며 앞으로 열릴 재판에서도 녹음파일은 이어 재생될 것으로 보인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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