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피일 미루다 적정 수매시기 놓친 농식품부…배추·무 등 가격조절 실패

차일피일 미루다 적정 수매시기 놓친 농식품부…배추·무 등 가격조절 실패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0.10.0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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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올여름 적정시기에 배추와 무의 수매를 추진하지 않아 가격 조절에 전적으로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7일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올해 6월 22일 배추와 무의 여름철 공급량 감소에 대비해 고랭지 배추·무 수급대책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에 시달하여 배추와 무 수매를 지시했다.

수급대책에 따르면 aT는 배추와 무를 각각 6월 하순과 6월 중순부터 수매를 시작해야 됐는데, 대개 지시가 하달되어 본격적으로 수매를 시작하기까지 최소 2주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할 때 농식품부의 지시는 시기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다.

심지어 농식품부는 aT의 ‘주요 농산물 주간 거래동향’에 따라 봄배추가 6월 상순부터 출하량이 늘어나 수급조절 매뉴얼 상 안정기로 전망되었으며, 봄무의 경우에도 6월 상순부터 줄곧 수급조절 안정기였는데도 불구하고 수매지시를 하지 않고 있다가 6월 하순 장마철에 접어들어서야 수매지시를 했다.

이에 따라 aT는 농식품부의 지시에 따라 두 번에 나눠서 수매 계획을 세웠고 1차는 7월 31일, 2차는 8월 10일까지 수매를 완료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6월 하순부터 시작된 긴 장마와 폭염으로 입찰과 출고가 계속 지연되며 배추의 경우에는 9월 16일까지 목표한 수매량 5,000톤의 64%밖에 채우지 못했다.

또한 배추의 수매 규격도 1kg 이상 줄일 수 밖에 없었고, 9월 16일 이후에는 비축이 아닌 수매와 동시에 시장출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더구나 7~8월 장마철에 수매함에 따라 농산물의 상태가 좋지 않은 품위저하품이 대거 발생하였으며, aT가 가격 안정을 위해 예년에는 질이 안 좋아 시장에 상장시키지 않을 물량까지 무리하게 출하를 실시하게 돼 썩거나 무른 배추와 무가 유통 과정에서 발견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aT는 더 이상 시장에 유통될 수가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안 좋다고 판단한 품위저하품 배추 339톤을 김치공장 등 가공업체에 절반 이하 가격에 직배송했으며, 이는 전체 수매물량 3,201톤 중에 11%를 차지한다.

현재까지도 시장에는 배추·무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축창고에는 더이상 방출할 배추가 없으며, 무의 경우는 현재 수매물량의 품질이 저하돼 비축물량의 2/3(1,000톤)를 방출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양수 의원은 “농식품부 차관이 직접 9월 중순 이후 배추와 무의 생산량 증가로 가격이 점차 안정될 전망이라고 자신했지만 10월 상순인 현재까지도 배추와 무의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정부가 직접 수급대책을 시행하는 이유는 정부가 농산물의 가격안정을 직접 보장한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 실질적인 가격안정에 기여하는 것인데 농식품부의 늑장 대응으로 대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식품부 장관은 수급조절에 더이상 차질이 반복되지 않도록 전반적으로 실태조사를 해야한다” 덧붙였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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