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과학관, 80만 소장품 중 10만점이 ‘피라미’

국립중앙과학관, 80만 소장품 중 10만점이 ‘피라미’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0.10.0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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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립중앙과학관이 과학기술자료로 보관 중인 자연사 소장품의 절반 이상이 피라미 등 민물고기 박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 어종 별로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해도 피라미와 붕어 등 특정 어종이 지나치게 많아, 소장 기준 등 과학기술자료의 수집과 보존에 대한 관리 체계와 규정이 빈약하다는 지적이다.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우상호 의원(서울 서대문 갑)이 국립중앙과학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소장 과학기술자료 관리대장’을 분석한 결과, 전체 소장품 80만8,534점 중 43만2,761점, 53.5%가 피라미, 붕어 등 민물고기 박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장품 중 1,000점 이상 보유한 민물고기 소장품만 분류한 수치임을 고려할 때, 그 이하까지 따지면 소장 과학기술자료의 약 60%가 물고기로 채워진 셈이다.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기술 소장품 중 상위 5종은 ‘피라미’ 10만111점(12.4%), ‘붕어’ 4만6,397점(5.7%), ‘갈겨니’ 3만7,108점(4.6%), ‘버들치’ 2만1,259점(2.6%), ‘참붕어’ 1만9,121점(2.4%) 등의 순이다.

의원실이 전 세계 어종 76%의 표본을 보유한 세계 최대 자연사 박물관인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자문한 결과, 관계자는 “수장 공간 문제로 한 종 당 많은 수의 표본을 확보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처럼 국립중앙과학관이 피라미 등 한 종류의 표본을 다량 보관하는 것은 사료수집이라는 측면에서도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사례다.

현재 국립중앙과학관은 기존 소장품 폐기에 관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 또한, 2017년부터 수행 중인 소장품 전수조사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료되지 않고 있어 소장품 관리를 위한 기초자료 조차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관리 체계의 미비는 국립중앙과학관의 기존 수장고 과포화 상태를 초래했고, 현재 중앙과학관은 추가 수장 공간인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센터’ 건립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우상호 의원은 “신규 공간의 확보 이전에 기존 과학기술자료의 중요성 및 가치에 대한 검증과 판단이 우선”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소장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이를 토대로 과학기술자료의 확보와 보존에 대한 명확한 관리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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