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왜 이재명 후보인가? [미디어 공헌 김정순 칼럼]

TV토론, 왜 이재명 후보인가? [미디어 공헌 김정순 칼럼]

  • 기자명 김정순 언론학 박사
  • 입력 2022.01.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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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의 TV토론은 유권자의 알권리 실현을 위한 후보의 의무
-내 삶에 도움 될 후보에게 표를 주려는 이익투표 심리 강하게 작용

▲사진=김정순 언론학 박사
 최근 이재명 후보의 ‘1일 1 매체 출연’이 빅이슈다. 선거판에 대선 후보가 매체에 출연하거나 토론으로 자신의 정책을 알리는 것은 특이 동향이 아니다. 대선 후보의 TV토론은 유권자의 알권리 실현을 위한 후보의 의무 중 하나다. 이처럼 당연한 일이 이슈로 등극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윤석열 후보의 토론 거부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 7일 “3회 이상의 토론 개최가 필요하다”고 언급은 했지만, 사실상 그간 토론 회피 윤 후보와 이 후보의 1일 1 매체 출연이 비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1일 세계적인 석학 하버드 샌덜 교수와 화상 대담에서 정치·철학의  해박함을 드러냈다. 이어서 25일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 TV’에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가 출연, 이 후보가 윤 후보보다 훨씬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경제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는 등 삼프로 TV가 나라를 구했다는 신조어로 비유될 만큼 화제성이 높았다. 

 

이 후보의 매체 출연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지율 굳히기 전략, 비호감도를 낮추려는 의도 등 부정적 논평이 많다. 필자는 이와 다르게 이 후보의 매체 출연과 토론에 긍정적인 효능을 체감한다. 대학에서 20여 년 이상 스피치와 토론 등 언론학 전반을 가르쳐 온 필자의 경험칙에서 볼 때 ‘비호감도 줄이기’ 등 언론의 부정 평가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왜냐하면 토론으로 후보의 비호감도를 낮출지 높일지, 지지율을 굳히게 될지 하락할지는 토론을 지켜본 유권자가 결정한다. 온전히 유권자가 판단할 유권자의 몫이다. 후보들의 의지와 바람대로 되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그런 탓에 선거판 후보자는 토론 회피 전략보다 토론을 적극 활용, 토론에 정성을 기울이는 것이다.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기회 있을 때마다 대중에게 알리는 데에 매체 토론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지난주 목요일 MBC 100분 토론에서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 일정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를 받은 것처럼, 대선 후보가 자신을 알릴 기제로 토론만 한 것도 없다. 그런 탓에 이재명 후보의 다수 매체 출연과 적극적인 TV토론은 TV 양자 토론에 소극적인 윤석열 대선 후보와 절묘한 대비를 보인다.

 

그간 이 후보의 주 1회 토론 제안에 윤 후보는 불가 입장 고수하다가 회피라는 부정적 평판이 부담스러웠는지 뒤늦게나마 토론에 응하겠다고 했다. ‘대장동’ 이슈를 토론 주제로 조건을 달아 빈축을 산 바 있다. 토론은 특정 주제로 한정해 조건을 다는 흥정대상이 아니라 후보의 정책과 현안 이슈 등을 자연스럽게 토론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 윤 후보가 3회 이상 토론회 의사를 밝혔지만, 이미 적극적인 토론 행보로 2030 젊은 층의 지지를 끌어 올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커지고 있다.

 

 ‘토론에 준비가 잘 된 적극적인 후보’ VS ‘토론에 준비가 덜 된 회피 후보’라는 차별화된 이미지는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윤 후보가 토론 회피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토론으로 확인된 이재명 후보의 효능감 즉 ‘유능한 후보’라는 이미지를 극복하려면 부단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후보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나를 위해 내 삶에 도움이 될 후보에게 표를 주려는 이익투표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지속되는 코로나로 유권자 삶이 너무나 절박하다. 이번 대선의 개스팅 보트인 2030 세대가 이념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이유다. 

 

이익투표 시대에 민심은 민생과 직결된다. 공정과 정의라는 추상적 가치를 좇을 여유가 없다.  이번 대선을 ‘포켓 밸류 보팅(유권자들이 누가 자신의 호주머니를 채워줄지를 지켜본 뒤 투표하는 현상)’라는 거창한 표현 차용에 반해 필자는 이익투표 시대로 명명해 즐겨 쓴다. 이익투표 시대, 나를 위해 이재명! 이라는 슬로건과 언어의 조합이 맞아떨어진다. 토론을 통해 유권자가 보고 판단할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는 이재명 후보에게 눈길이 가는 까닭도 이익투표 심리와 무관하지 않다.

 

더퍼블릭 / 김정순 언론학 박사 lee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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