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변곡점 맞은 고발 사주 의혹' 박지원 등장…‘공익→공작’ 변곡점 되나?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1-09-11 09: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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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자 TV조선 캡처화면.

 핵심은 윤석열 개입 여부인데…‘수사정보정책관’ 직책 특성 말고는 개입 정황증거 없어

 김경수와 드루킹의 댓글 여론조작 공모…文 대통령은 정말 몰랐을까?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뉴스버스>가 제기한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은 시간이 흐를수록 ‘윤석열’이 빠진 ‘고발 사주’ 의혹으로 진행되고 있다.


당초 <뉴스버스>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지난해 4·15 총선 당시 윤석열 총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던 대검찰청 간부가 윤 총장과 아내, 측근 한동훈 검사장을 피해자, 여권 정치인들이 가해자로 적시된 고발장을 사법연수원 동기인 김웅 미래통합당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에게 전달했고, 여기에 윤석열 당시 총장이 연루 또는 개입됐을 것이란 취지의 보도를 내보냈다.

<뉴스버스>는 보도의 신빙성을 더하기 위해 대검 간부가 김웅 후보에게 전달했다는 고발장도 공개하고, 당시 대검 간부에게서 전달받은 고발장 및 증거자료 등을 김 후보가 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에게 전달한 정황이 담긴 텔레그램 대화방도 공개했다.

하지만 당초 제기한 대로 ‘윤석열 고발 사주’ 또는 ‘윤석열 청부 고발’ 의혹이 되려면, ‘윤석열’이 핵심이 되어야 하는데, 그 핵심이 고발을 사주한 또는 개입한 정황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검 간부의 직책이 총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직책이기 때문에 검찰총장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란 막연한 추측만으로 ‘윤석열 고발 사주’란 프레임을 짜고 있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국민들에게 팥이 들어 있는 찐빵이라고 선전했는데, 정작 팥은 없고 밀가루로 가득 찬 찐빵을 판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집권세력은 팥들은 찐빵이라고 속인 찐빵집이 아니라 주야장천 팥만 공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변곡점’이 될 만한 일이 연출됐다. 제보자로 의심받던 조성은 씨가 자신이 제보자라고 시인하면서, 당초 자신은 고발 사주 의혹 보도를 바라지 않았지만 <뉴스버스>의 강행에 의해 사태가 여기까지 왔다고 밝힌 것이다.

여기에 현 정권의 국가정보원장까지 등장함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공작’ 가능성을 전면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더퍼블릭>이 시간이 지날수록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공익→공작’으로 판이 바뀌어가고 있는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짚어봤다.

윤석열 개입 여부…‘수사정보정책관’ 직책 특성 말고는 정황증거 없어

‘고발 사주’ 의혹의 본질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개입을 했느냐, 안했느냐 또는 연루가 됐느냐, 안됐느냐 또는 지시를 했느냐, 안했느냐 여부다.


<뉴스버스>는 당초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란 직책이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직책이기 때문에 총장 개입 없이 지난해 총선 당시 김웅 미래통합당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에게 여권 인사들을 고발해 달라는 고발장을 전달했을 리 없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그러나 수사정보정책관이라는 직책의 특성 외에 윤석열 당시 총장이 고발 사주를 지시한, 개입한, 연루된 직접적인 증거는 물론 정황증거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수사정보정책관이란 직책이 총장의 지시 없이 움직이기 힘들다. 따라서 윤석열 당시 총장의 지시로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제1야당에 고발을 사주했을 것’이란 의혹의 대전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윤 후보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수사정보정책관이 총장 지시 없이 움직일 수 있느냐’는 물음에 “움직일 수 있다. 자기가 누구랑 만나고 누구와 문건 주고받고 그런 게 있다한들 다 총장 보고하고 결재 받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윤 후보는 “(수사정보정책관의)정당한 일이라면, 자기가 본래 하는 일이라면 대검 차장, 총장에게만 보고하는 게 아니다. 총장한테 먼저 보고하고 차장에게 보고하든지, 차장한테 먼저 보고하고 총장한테 보고하든지 절차를 다 거쳐서 하는 것이고 그 외에 일은 (총장이)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 당시는 총선 전이기 때문에 거의 하루 종일 각종 선거사범 사건에 대한 지휘로 분주할 때”라며 “선거가 코앞인데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걸 가지고 (의혹을 제기)해야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손준성 검사의 경우 추미애 법무부의 ‘윤석열 사단’ 학살 인사 직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인사조치 된(지난해 2월) 인물이고,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최 의원과 손 검사는 친한 사이였다고 한다.

다시 말해 손 검사는 최강욱 의원과 친한 사이였고, 김웅 후보에게 고발장을 건넨 시기는 대검에 부임한지 2달도 채 안된 시기였다.

상식적으로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윤석열 당시 총장이 손 검사에게 은밀하고 내밀하게 진행해야 할 고발 사주를 지시했겠느냐는 것.

물론 손 검사가 지난해 4월 8일 김웅 후보에게 건넨 고발장 내용이 같은 해 8월 미래통합당이 최강욱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 고발장 내용과 판박이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는 윤석열 후보와는 관련이 없는 내용이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신빙성 없는 괴문서라고 말했다.

 

대검으로 간 제보자…‘제보자→공익신고자’ 신분 전환

윤석열 후보가 지시 또는 개입된 정황증거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뉴스버스>가 ‘윤석열 고발 사주’ 프레임 성격의 보도를 내보낸 지난 2일, 집권세력은 당연하거니와 같은 국민의힘 소속인 홍준표·유승민 예비후보까지 나서 윤 후보를 향해 그야말로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여의도 정치권이야 상대편 의혹을 ‘침소봉대(針小棒大-작은 일을 크게 부풀림)’하는 게 일상이고, 또 대선국면이다 보니 윤 후보를 향한 십자포화는 일정부분 수긍이 가는 측면이 있으나,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은 전광석화 같았던 검찰의 움직임이다.

의혹 제기 최초 보도 당일 김오수 검찰총장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발 빠르게 대검찰청 감찰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진상조사에 착수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친정권 성향 인사로 지목되는데, 지난해 11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윤석열 전 총장의 징계국면을 주도했다.

친정권 성향의 감찰부장이 진상조사를 주도하다보니,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뉴스버스>에 의혹을 제보한 제보자가 최초 보도 5일 만에 공익신고자 신분이 된 것이다. <뉴스버스>는 지난 7일 제보자가 공익신고자 신분으로 전환된 것을 확인됐다며 “공익신고를 하면서 고발장과 증거자료를 받은 휴대폰 텔레그램 메신저 방의 화면 캡쳐물과 김웅 의원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휴대폰을 함께 제출했다”고 전했다.

<뉴스버스>는 그러면서 공익신고자보호법을 들어 “제보자가 공익신고자 신분이 됨에 따라 제보자가 누구인지 추정할 수 있는 인적사항이나, 제보자가 공익신고자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거나 공개 또는 보도하는 행위가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공익신고자의 신원을 공개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8일 오전에는 대검이 “제보자의 공익신고서 등을 제출받아 관계 법령상 공익신고자로서의 요건을 충족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제보자가 대검에 공익신고서를 제출했고, 대검은 요건이 충족돼 공익신고자 신분이 됐다고 인증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공익신고자 요건을 따지는데 60일 가까이 소요된다고 한다. 일례로 추미애 전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제기한 당직사병의 경우 공익신고자로 지정되는데 68일이 걸렸다고 한다.

그런데 <뉴스버스> 제보자는 의혹 보도가 나간 지 5일 만에 ‘제보자→공익신고자’가 된 것이다.

 

▲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대검 월권에 불쾌감 내비친 권익위…공익신고자 판단 및 보호조치 결정은 권익위 소관

물론 공익신고자보호법 제6조(공익신고)에 따르면, 수사기관에 ‘공익신고’를 할 수는 있다. 다만, 공익신고자보호법상 공익신고인이 ‘공익신고자’에 해당되는지 여부 및 공익신고자의 신변보호조치 등을 결정할 권한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있다.


권익위는 8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대검이 공익)신고 접수기관으로 법상 신고자 보호규정을 준수하면서 사건을 처리해야 할 의무는 있지만, 신고자의 부패 혹은 공익신고자 해당 여부 및 신변보호나 보호조치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익위는 공익신고자 보호신청 접수 및 보호조치 권한을 가진 유일한 기관이고, 아직 제보자의 신고자 보호조치 신청을 접수 받은 바 없다”고 덧붙였다.

수사기관인 대검이 ‘공익신고’를 접수받을 수는 있지만, 접수자가 ‘공익신고자’에 해당되는지 여부 및 신변보호조치 결정은 권익위 소관이라는 것이다.

권익위의 이 같은 지적에, 대검은 “공익신고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해 공익신고자로 보호하기로 했다”며 “이와 별도로 제보자는 법상 보호조치 등을 받기 위해 권익위에 보호조치 등을 신청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권익위가 공익신고자 지위를 판단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는 수사 절차 등에 있어 제보자를 공익신고자로 간주해 보호하겠다는 의미로, 최종 공익신고자 판단 여부는 권익위 소관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제보자, 대검으로 간 이유 무엇인가”…사전교감 의심

공익신고자 판단 및 신변보호조치 여부는 권익위 소관임에도 대검이 제보자를 공익신고자로 간주한데 대해, 제1야당은 사전교감을 의심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생 인터넷 매체 보도가 나오자마자 거의 동시에 여당의 본부중대와 이중대, 여당 대선 예비후보, 검찰까지 한꺼번에 벌떼처럼 달려든 것도 이상하고 수상하다”며 “언론제보자가 대검에 공익신고자 접수를 했다는 시점 역시 이런 일들이 있고 난 이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부정한 목적으로 제보한 이후 신분을 감추기 위해서 공익신고를 했는지 자세히 살펴볼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제보자는 권익위로 가지 않고 대검으로 간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권익위에서는 통상 조사하는 데 60일이 걸리기 때문에 김웅 의원이 어제(8일) 인터뷰 때 제보자 신분을 밝힐 것을 알고 급히 공익신고자로 인정받기 위해서 대검으로 간 것은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그렇다면 대검 감찰부와 직간접적으로 사전교감 없이 할 수 있었겠는가”라며 “만약 사전 교감이 있었다면 이를 도와준 세력은 누구인가. 윤석열 전 총장이 떠나고 난 지금 검찰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에 의해 장악됐다고 볼 수 있다”고 의심했다.

나아가 “제가 볼 때 이 사건 수사해봤자 규명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박범계 법무부 장관, 김오수 검찰총장, 대검의 한동수 감찰부장 등이 이렇게 소란스럽게 수사한다고 왜 그럴까”라며 “바로 생태탕 때문이다. 생태탕이 필요하고, 끓여야 해서다. 민주당은 검찰장악을 통해 공작정치 하려는 것, 그만두시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제보자의 신분이 밝혀졌을 때 그 후폭풍은 민주당과 검찰이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분 드러낸 ‘제보자 조성은’…박지원계 인사

‘제보자의 신분이 밝혀졌을 때 그 후폭풍은 민주당과 검찰이 감당해야 할 것’이라는 정미경 최고위원의 지적은 제보자의 신분이 밝혀지면 사주 의혹의 판을 키운 집권세력이 되레 역풍을 맞게 될 것이란 지적으로 읽혀졌는데, 제보자의 신분이 밝혀졌다.


지난 10일자 <조선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당초 제보자로 지목됐던 조성은 씨가 ‘제보자도 아니고 공익신고자도 아니다’라는 입장을 뒤집고 자신이 ‘제보자이자 공익신고자가 맞다’고 시인한 것이다.

텔레그램을 통해 조성은 씨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던 김웅 의원은 지난 7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 사람이 국민의힘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관점의 차이인 것 같다. 그 사람이 누군지 밝혀지는 순간, 이 자료를 신뢰할 수 있는지가 다 무너진다”고 했다.

제보자 조성은 씨의 과거 이력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정계 입문을 했는데, 당시 조 씨를 영입한 사람은 천정배 전 의원으로 알려졌다. 2014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몸담았고, 이후 조 씨는 국민의당·민주평화당 등에서 활동하면서 ‘박지원계’로 분류됐다.

김웅 의원이 ‘그 사람이 국민의힘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관점의 차이인 것 같다’고 지적한 것도 조 씨의 이런 정치 이력 때문이다.

김웅 의원은 또 이런 말도 했다. “제보자라고 하는 사람이 나중에 알게 됐는데, 조작을 하고 이랬던 경험이 정말 많다. 그래서 그 뒤로 인연을 끊었다”고.

박지원계로 분류되던 조 씨는 돌연 지난해 2월 9일 청년 정당 브랜드뉴파티를 창당했다. 조 씨는 브랜드뉴파티를 결성한 공을 인정받아 미래통합당에 합류, 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직함을 받았다.

그런데 조 씨의 브랜드뉴파티는 추후 ‘거짓 창당’이란 의혹에 휩싸였다. 창당 준비 과정에서 조 씨가 입당 원서를 조작했다는 것이었다. 조작 의혹은 총선이 끝난 뒤인 지난해 5월 <일요신문>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보수진영에서 활동한 시간보다 진보 쪽에서 활동한 이력이 길다보니, 또 한 때 박지원계로 분류됐고, 청년 정당 준비과정에서 입당 원서를 조작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다보니 ‘제보자가 과연 대선이 한창인 이 시점에 공익을 목적으로 제보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뒤따른다.

 

▲ 야당을 통한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로 밝혀진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부위원장.

 

“당초 보도 바라지 않아, 명시적으로 반대도 했는데”…거짓말로 국민 기만

조성은 씨는 공익 목적으로 제보를 했다기보다 <뉴스버스>의 강행에 의해 사태가 여기까지 왔음을 시인했다.


조 씨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제보가 아니고 사고였다. 제보는 내 의지가 있어야 제보인데, 이건 사고였다. 사고가 나서 (뉴스버스의)보도 강행을 거절하지 못했다. 나는 보도를 당초 바라지 않았다. 그런데 저쪽(뉴스버스)에서 추가취재를 했기 때문에 (의혹 보도를 하는 것을)막지 못했다”며 “(취재가 들어와)등 떠밀리듯이 내가 (의혹에 대해 뉴스버스에)말했던 것이다. ‘한번 하자’, 막 그러더라. 내가 명시적으로 반대도 했는데....”라고 말했다.

<뉴스버스>의 강행에 의해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과는 별개로 조 씨가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했다는 비판을 면하긴 어려워 보인다.

당초 제보자로 지목됐을 때 그를 취재하던 언론에 ‘나는 제보자가 아니다’, ‘공익신고자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고수했다. 그러다 ‘제보자나 공익신고자인지 대답할 수 없다’며 한 발 물러섰다가, 결국 자신이 제보자라 시인한 것이다.

물론 조 씨는 지난 10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그동안 본인이 제보자가 아니란 취지로 입장을 밝혀왔는데, 그럼에도 이번에 제보자라고 밝힌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절차를 마치고 나서 입장 정리한 뒤에 이야기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했기에 시간이 필요했다. 다시 한 번 본의 아니게 사실이 아닌 부분을 말씀 드린 것에 대해 재차 사과드린다”며, 사과를 했지만 거짓말로 국민들에게 혼란을 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 야당을 통한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임을 밝힌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10일 오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지원 등장…‘공익→공작’ 변곡점 되나?

고발 사주 의혹이 제보자 조성은 씨의 당초 반대에도 <뉴스버스>의 강행에 의해 보도됐고, 국민을 기만한 조 씨의 거짓말 논란에 더해, 문재인 정권의 국가정보원장까지 등장했다.


이는 ‘공익→공작’으로 판이 바뀌는 변곡점이 될 만한 대목이다.

10일자 TV조선 단독 보도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달 11일 서울 도심의 한 호텔 식당에서 박지원 국정원장과 함께 식사를 했다고 한다.

물론 박지원 원장은 “(조 씨와)자주 만나는 사이”라며 “전화도 자주하고 똑똑한 친구로 생각하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된 대화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 씨와 박 원장이 만난 시점은 <뉴스버스>가 조 씨로부터 텔레그램 대화 캡처를 제보 받았다고 밝힌 지난 7월 21일과 첫 보도가 나온 9월 2일 사이다. 또 박 원장이 밝힌 대로 조 씨와 자주 만나고 전화도 자주했다면, ‘정말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대화가 전혀 없을까’하는 의구심도 남는다.

대선이 한창인 이 시점에 느닷없이 지난해 총선 당시 일이 불거졌고, 해당 의혹은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며, 의혹의 시작점에서부터 집권세력이 일사분란에게 움직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친정권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 씨의 과거 표현대로 ‘공작의 냄새’가 진동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 지난 10일자 TV조선 캡처화면.

 

김경수와 드루킹의 댓글 여론조작 공모…文 대통령은 정말 몰랐을까?

혹자는 말한다. 메신저가 아닌 메시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하지만 제보자 및 제보자가 명시적으로 반대했음에도 보도를 강행했던 <뉴스버스>라는 메신저에 대한 신뢰성에 의구심이 뒤따르는데, 그들이 전하는 고발 사주라는 메시지를 무조건적으로 신뢰하는 것이 맞는 처사일까.

손준성 검사의 직책상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고발 사주 의혹을 모를 리 없다는 집권세력의 논리라면, 그들은 다음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 방미 때 나와 김경수 의원이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할 행운이 주어졌다. 방미 기간 문 대통령께서 김경수 의원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 대통령 내외께서는 마치 ‘피붙이’처럼 김경수 의원을 편하게 대했다.”

지난 7월 21일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일부분이다. 이날은2017년 대선 당시 드루킹 일당과 댓글 여론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징역 2년이 확정된 날이었다.

대통령 내외가 피붙이처럼 편하게 대했다던 김경수 전 지사가 드루킹 일당과 댓글 여론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됐는데, 댓글 여론조작의 수혜자로 지목되는 문 대통령은 김 전 지사와 드루킹의 댓글 조작 공모를 몰랐을까.

손준성 검사의 당시 직책상 윤석열 총장이 고발 사주 의혹을 몰랐을 리 없다는 여권의 논리대로라면, 문 대통령 역시 피붙이로 대했다던,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일정을 챙기고 대변인 역할을 했던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 전 지사가 드루킹과 공모해 댓글 여론을 조작한 것을 몰랐을 리 없다는 논리가 된다.

윤석열 후보의 경우 손준성 검사의 직책이 검찰총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것 말고는 고발을 사주했다는 직접적인 정황 증거가 없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경우는 다르다.

댓글 조작이 김 전 지사와 드루킹의 공모였을 뿐 문 대통령이 이에 대해 일절 몰랐다면, 대선 경선 현장에서 김정숙 여사가 드루킹의 대외조직인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도 가야지’라고 언급한 동영상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지난 10일 김웅 의원의 자택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게 국민적 관심사 아닌가. 이게 사실이라면 엄청나게 중대한 범죄”라며 “언론에서 이야기해서 강제수사 한 거지 죄가 있냐 없냐는 그 다음의 이야기”라고 말했다고 한다.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죄의 유무는 나중 문제고 국민적 관심사이자, 사실이라면 중대한 범죄이며, 언론에서 하라고 해서 신속하게 강제 수사에 나섰다는 얘기다.

공수처의 논리대로라면 국민적 관심사인, 사실이라면 고발 사주 의혹보다 더 중한 범죄인, 언론에서 귀가 닳도록 얘기하고 있는, 김 전 지사와 드루킹의 댓글 여론조작 공모를 문 대통령이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도 신속하게 수사해야 하지 않을까.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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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기자
  • 김영일 / 정치팀 기자 이메일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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