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ITC 거부권에 기대는 SK…배터리 의존도 낮추려는 美와 통할까

선다혜 기자 / 기사승인 : 2021-03-01 09: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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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선다혜 기자]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 품목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SK와 LG의 배터리 소송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내린 결정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ITC는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효력이 발생하기까지 한달 반의 시간이 남아있다.

만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SK이노베이션은 각각 2년과 4년의 유예기간을 받은 폭스바겐과 포드를 제외하고 10년간 미국 내 배터리 생산·수입이 금지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내 주요 산업의 공급망을 검토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미 정부가 자국 내 배터리 생산을 장려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기차용 대용량 배터리를 포함한 반도체 칩, 희토류, 의약품 등 4대 핵심 품목의 공급망을 100일간 검토하도록 했다. 이들 품목은 코로나19 대유행 등과 맞물려 미국이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품목들이다.

미 행정부가 자국 내에서 핵심 품목의 생산을 장려하거나 동맹과 협력하는 동시에 중국의 기술적 부상을 막고 미국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은 중국에 비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셀의 기가팩토리는 93곳이지만 미국은 4곳으로 23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SK이노베이션은 미 조지아주에 26억달러(약 3조160억원)를 투자해 배터리 1, 2공장을 건설 중인 만큼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019년 1분기에 착공한 1공장은 내년 1분기부터 가동될 예정이고, 2공장도 2023년부터 배터리 양산을 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세웠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가 친환경을 중시하는 바이든 정부에서 국가 전략 품목으로 거론되는 데다가, 조지아 배터리 공장이 문을 닫으면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거부권이 행사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ITC 판결이 영업비밀 침해 사실이 아닌 증거인멸에 초점이 맞춰진 부분에 대해 아쉽게 생각하며, 아직 남아 있는 대통령 검토(presidential review)를 통해 해당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 대통령이 영업비밀과 관련해 ITC 판결을 뒤집은 사례가 적어 거부권 행사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 ITC 판결의 효력이 발생하면 SK이노베이션은 연방고등법원에 즉각 항소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연방고등법원 판결이 나와야 델라웨어 연방법원 민사 소송으로 넘어가는데, 이 과정만 해도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항소에서도 패소할 경우 SK는 LG와의 협상에서 더 불리해진다. 2010년 이후 ITC 최종 결정에서 수입금지 명령이 나온 영업비밀 침해 소송은 총 6건인데 이 중 5건이 항소를 진행했지만 결과가 바뀐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ITC가 SK이노베이션에 폭스바겐과 포드 등 미국 내 공장에서 공급하는 경우에 한해 각각 2년, 4년 동안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지만, 최근 미 정부의 행보를 보면 기대감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양사가 합의를 서두르지 않으면 중국 배터리 기업들에 시장을 뺏길 가능성이 크기에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a4066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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