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반도체 공장 건설, 25년 세제 감면 여부에 달렸다

삼성전자 美 반도체 공장 건설, 25년 세제 감면 여부에 달렸다

  • 기자명 선다혜
  • 입력 2021.02.28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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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선다혜 기자]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 속에서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지을지 여부를 결정할 최대 변수가 ‘최장 10년’으로 제한된 주 재산세 감면 정책인 것으로 전해졌다.

텍사스주는 대기업 유치를 위해 최대 10년 간 부동산 및 재산 증가분에 대한 전부 또는 일부를 면세하는 특유의 세제감면책(AVL·Appraised Value Limitation)을 적용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그러나 이보다 2.5배 긴 최대 25년의 감면을 요구하고 있어 텍사스주와 오스틴시의 최종 허용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27일 매일경제가 지난달 18일 삼성전자를 대리해 오스틴 지역 로펌이 시에 제출한 17억 달러 신규 투자 관련 세금감면 제안서를 입수해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총 107페이지에 이르는 이 제안서에는 한화 20조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 반도체 신규공장 투자의 지역 내 세부 계획과 경제효과, 세금감면 요청 등이 망라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안서는 건설 공사와 일자리 창출 등 각 부문별로 오스틴시 역사 상 전례가 없는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유발할 것이라 분석했다.

먼저 대규모 공사 과정에서 유발되는 일자리 규모는 1만9천873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 같은 현지 고용유발 효과와 소득 증대 등 총 경제적 효과는 86억4천300만달러(약 10조3천7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오스틴시를 상대로 전례 없는 투자의사를 전하면서 삼성전자가 요구하는 세제감면 규모 역시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보고서 18페이지에서 10년으로 제한된 재산세 감면을 투자 여부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적었다.

반도체 공정은 초기 대규모 투자를 수반하는 동시에 수율(생산효율) 안정화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수율이 향상될수록 지출 비용이 낮아지는데 반도체 상품은 초미세 공정을 지향하기 때문에 매년 막대한 비용을 들여 추가 투자를 해야 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초격차’ 전략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1위 기업에 올랐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에서는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TSMC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초미세 공정 부문에서 투자 규모를 압도해 고객사들에게 기술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삼성전자의 오스틴 반도체 공장이 이처럼 막대한 추가 투자가 매년 집행돼야 하는 파운드리 공정 기반이다. 따라서 텍사스주와 오스틴시, 지역 카운티가 삼성전자의 이 같은 특수성을 인정할지 여부가 25년 세제감면 요청 허용 여부를 판가름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신규 오스틴 공장 가동 첫 1~5년 간 연평균 1억5천60만달러(1천800억원)를 공정에 신규 투자할 예정이지만 15~20년 구간에서 연평균 투입액은 2억9천500만달러(3천54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난다.

이와 관련해 오스틴시 지역 매체들에 따르면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이 속해 있는 트래비스 카운티에 전기차 기가팩토리를 짓고 있는 테슬라도 최대 10년 규정에 따라 지역 정부로부터 향후 10년간 6천800만 달러의 세제 혜택을 제공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 보고서에서 25년 감면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애리조나, 뉴욕 등 미국 내 다른 후보지를 검토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a40662@thepublic.kr 

더퍼블릭 / 선다혜 a4066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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