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수주에도 돈 줄 마르는 건설업계…원자재 상승과 미분양이 발목

2023-03-07     홍찬영

[더퍼블릭=홍찬영 기자]건설업계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수주 성과를 이뤘음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분양 사태 등의 부담으로 정작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수주는 229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8.4% 상승한 수준으로, 국내 건설 수주 규모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4년 이후 가장 큰 금액이다.

국내 건설수주의 성장은 공공수주가 양호한 가운데 민간수주 부문의 상승세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해 공공수주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56조85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9월까지만해도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하다, 4분기 공사발주 감소 및 유찰 공사 증가로 증가폭이 둔화됐다.

특히 주택 수주는 전년 대비 11.4% 증가한 5조2041억원을 기록, 비주택 건축 수주는 관공서 수주가 감소하면서 2.6% 줄었다.

민간수주는 같은 기간 10.8% 증가한 172조892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써냈다.

특히 토목 수주는 전년 대비 37.0% 상승하면서 24조6000억 원을 달성했다. 반도체 설비와 관련된 기계설치 공사가 증가하고 석유화학 플랜트 수주가 증가한 영향이다. 이외 비주택 건축, 토목 부문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으며 주택 수주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건설업계는 역대급 수주를 기반으로 매출 성정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수익성 개선에는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건설사업에 필수 자재인 시멘트, 레미콘, 철근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건설사 15곳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3.2% 증가한 6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철근·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준공 원가가 조정되면서 전년보다 3.0%포인트(p) 떨어진 4.6%에 그쳤다.

특히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미분양 문제도 건설사 실적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꼽힌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아파트 매매 수요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책임준공 계약을 맺은 건설사들이 손실이 가득한 사업장을 떠안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올해 역대급 사업 수주를 거뒀지만 원자잿값 상승과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상황이 좋다고는 볼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주택 사업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힘든 만큼, 신사업을 모색하거나 현금성 자산 보유로 위기를 대응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